'양대노총' 출신 홍영표-김성태… 국회 정상화 출구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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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노웅래 제치고 민주당 원내대표 당선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친문(친문재인) 핵심으로 꼽히는 3선 홍영표 의원(61·인천 부평을)이 11일 선출됐다. 민주노총 출신인 홍 의원이 여당의 원내사령탑을 맡게 되면서 한국노총 사무총장을 지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함께 헌정 사상 처음으로 양대노총 출신이 원내 협상 파트너를 이루게 됐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국회 비준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선 국회의 도움이 절실한 만큼 여당의 신임 원내수장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수 끝에 원내대표 된 홍영표
대우車 노조·참여연대 거쳐
환노위원장 역임한 '협상 달인'
첫 일정은'단식'김성태 방문
홍영표 "단식 푸시고 해결하자" 제안
김성태 "신뢰로 정국 풀어야" 화답
9일 만에 단식 중단하고 병원行
곧 '드루킹 특검' 협상 나설 듯
◆다시 마련된 협상 테이블홍 원내대표는 이날 ‘비문(비문재인)’ 노웅래 의원과 2파전으로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에서 116표 가운데 78표(67.2%)를 얻어 승리했다. 1년 전 우원식 의원과의 경쟁에서 패배하고, 재수 끝에 따낸 승리다. 앞으로 1년의 임기 동안 홍 원내대표는 막중한 임무를 맡을 전망이다. 우선 여당 원내수장으로서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 ‘여소야대’ 지형에서 야당과의 협치를 이끌어 문재인 정부의 개혁과제를 뒷받침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홍 원내대표의 첫날 행보는 ‘협치’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당선 직후 국회 본관 앞에서 ‘드루킹 특검’을 촉구하며 9일째 단식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성태 원내대표를 찾았다.
홍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의 손을 잡고 “선거가 끝나자마자 제일 먼저 왔다”며 “건강이 제일 중요하니까 단식을 풀고 이야기해서 좀 해결하자”고 설득했다. 김 원내대표는 “같이 노동운동을 한 사람으로서 대화와 타협으로 서로 진정성을 갖고 풀면 못 풀 게 없다”며 “철저한 신뢰를 기반으로 정국을 풀어야 한다”고 화답했다.여당 신임 원내사령탑과 대화 이후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단식농성을 풀고, 치료차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다. 홍 원내대표가 내민 손을 잡은 모양새다. 이로써 특검 시행, 추가경정예산 처리,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지방선거 출마 의원 사직서 처리 등 각종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협상 테이블이 다시 차려졌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의원 사직 안건 처리 마감시한인 오는 14일에 본회의를 열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국회 운영위원회에 전달하면서 여야 간 막판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참여연대’ 당·정·청 핵심으로정치권에선 여당과 제1 야당의 원내대표가 같은 노동계 출신이라는 점에서 대화에 물꼬를 트기는 쉬울 것으로 내다봤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노총 출신 노동운동가로 대우자동차(한국GM 전신)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동국대 재학 중에 노동운동을 위해 생산직으로 입사했다. 파업 과정에서 김우중 회장과 단독 협상을 벌여 노사 합의를 이끌어낸 유명한 일화도 있다. 대우자동차 퇴사 후엔 참여연대 정책위원, 한국노동운동연구소장을 지냈다.
20대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과 한국GM 대책 특별위원장으로 활약하면서 GM 사태를 해결하는 데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협상을 이끌어내는 데도 실력을 입증한 셈이다.
홍 원내대표가 당 전면에 등장함으로써 당·청 관계가 더욱 긴밀해질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참여연대 출신인 홍 원내대표가 민주당을 이끌게 되면서 청와대와 정부, 여당까지 참여연대 출신이 핵심 주류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참여연대 출신이 당·정·청 곳곳에 포진해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 프로필
△전북 고창 출생(61)
△이리고 졸업
△동국대 철학과 졸업
△동국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박사과정 수료
△대우자동차 생산직 입사
△참여연대 정책위원
△국무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
△18·19·20대 의원
△20대 국회 전반기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