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뉴스] "기업, 임금, 청년일자리… 한경 기자 덕에 경제를 보는 눈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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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원순 한경 논설위원 ‘신문을 통한 글로벌 경영경제 읽기’ 한성대 강의
100만원짜리 휴대폰 모두가 가지고 있는 이유, 변호사 수임료 원가 등 현실경제 궁금증 쉽게 설명
정치화 한성대 교수 “책에 없는 최신 정보 얻고 비판적 사고 기를 수 있어 인기”학생들 “돈과 경제에 대한 논리적 생각하는 힘 키운 계기”“혹시 휴대폰 가지고 있지 않은 학생 있나요? 모두 다 있죠. 여러분이 100만원대의 휴대폰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경쟁과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가성비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결과입니다.”지난 3일 오후 3시 서울 한성대 상상관 605호. 50여 명의 대학생 앞에 선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은 ‘신문을 통한 글로벌 경영경제 읽기’란 주제로 세 시간 동안 강의했다. 허 위원은 “지금은 모든 집에 냉장고가 있지만, 한국에서 냉장고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냉장고 한 대를 사려면 4년제 대학 졸업자가 월급 11개월치를 모아야 살 수 있었다”면서 “기업들이 끊임없이 경쟁을 통해서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했기에 지금 여러분들이 그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 위원의 설명에 자리에 앉아 있는 학생들은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허 위원은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뿐 아니라, 상품과 서비스의 원가개념에 대해서도 알기 쉬운 예를 들어 설명했다. “변호사의 수임료 원가는 얼마일까요? 로펌 관계자들은 우스개처럼 ‘의뢰인의 절실함과 변호비용 지불능력에 따라 수임료가 다르다’고 말해요. 이는 가격(변호사 수임료)이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만나서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해서 우리는 기업이 제공하는 재화와 서비스에 의해 살아가고 있습니다.”강의는 일방적 전달이 아닌 쌍방향 소통으로 진행됐다. 허 위원이 PPT 자료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킨 것은 사랑과 자비일까요? 아니면 경쟁과 인센티브였을까요?”란 질문을 던지자 한 학생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자 하는 사랑의 마음이 독감 백신을 개발하게 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 위원은 이에 대해 “백신 개발도 과학기술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라며 “세상은 끊임없는 경쟁과 보상을 통해 자발적 동인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 경쟁시대에는 경쟁에 뒤쳐진 사람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며 “무차별·획일적 복지보다 경쟁에서 소외된 이를 돌볼 수 있는 선택적 복지가 확대된다면 ‘송파 세모녀 사건’ 같은 비극도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한 학생이 “기업이 임금피크제를 통해 청년고용을 늘린다고 하는데, 사익을 추구하는 기업에 자율적으로 맡길 수 있는가?”란 질문을 했다. 허 위원은 이에 대한 답변으로 “임금피크는 정년연장에 대해 기업이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타협책”이라며 “오히려 정년연장이 청년층 취업의 장벽이 돼 청년일자리가 줄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임금은 생산성의 결과”라며 “사회 진출을 앞둔 여러분이라면 임금의 본질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성대의 ‘신문을 통한 글로벌 경영경제 읽기’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대학생의 뉴스 활용과 비판적 사고력 향상을 위해 언론인들이 직접 수업에 참여하도록 한 지원사업이다. 이 강좌는 경제뉴스뿐 아니라 △뉴스를 통한 글쓰기 △데이터 저널리즘 △뉴스를 활용한 민주시민교육 등 학과에 따라 강의내용이 세분화돼 있다.이 강좌를 맡고 있는 정치화 한성대 융복합교양학과 교수는 “범람하는 뉴스미디어 시대에 신문 읽기를 통해 글로벌 경영경제 트렌드를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현직 언론인의 강의를 통해 책에 없는 최신 정보를 얻고 신문을 활용한 정보 접근, 비판적 사고를 기를 수 있어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강의를 수강한 조한성씨(영어영문2)는 “지금까지 대기업이 부의 불공평의 원인이라고 생각했는데,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기업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깨달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손정민씨(경제4)는 “돈과 경제에 대해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키운 계기가 됐다”며 “경제를 크게 볼 수 있는 눈이 생긴 것 같다”고 강의를 평가했다. 오는 5월17일에는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이 다시 한성대를 찾아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경제신문은 대학생들의 경제교육을 위해 한국경제신문 기자들이 ‘찾아가는 경제특강’을 연중 시행할 계획이다. 문의 02)360-4401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100만원짜리 휴대폰 모두가 가지고 있는 이유, 변호사 수임료 원가 등 현실경제 궁금증 쉽게 설명
정치화 한성대 교수 “책에 없는 최신 정보 얻고 비판적 사고 기를 수 있어 인기”학생들 “돈과 경제에 대한 논리적 생각하는 힘 키운 계기”“혹시 휴대폰 가지고 있지 않은 학생 있나요? 모두 다 있죠. 여러분이 100만원대의 휴대폰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경쟁과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가성비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결과입니다.”지난 3일 오후 3시 서울 한성대 상상관 605호. 50여 명의 대학생 앞에 선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은 ‘신문을 통한 글로벌 경영경제 읽기’란 주제로 세 시간 동안 강의했다. 허 위원은 “지금은 모든 집에 냉장고가 있지만, 한국에서 냉장고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냉장고 한 대를 사려면 4년제 대학 졸업자가 월급 11개월치를 모아야 살 수 있었다”면서 “기업들이 끊임없이 경쟁을 통해서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했기에 지금 여러분들이 그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 위원의 설명에 자리에 앉아 있는 학생들은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허 위원은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뿐 아니라, 상품과 서비스의 원가개념에 대해서도 알기 쉬운 예를 들어 설명했다. “변호사의 수임료 원가는 얼마일까요? 로펌 관계자들은 우스개처럼 ‘의뢰인의 절실함과 변호비용 지불능력에 따라 수임료가 다르다’고 말해요. 이는 가격(변호사 수임료)이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만나서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해서 우리는 기업이 제공하는 재화와 서비스에 의해 살아가고 있습니다.”강의는 일방적 전달이 아닌 쌍방향 소통으로 진행됐다. 허 위원이 PPT 자료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킨 것은 사랑과 자비일까요? 아니면 경쟁과 인센티브였을까요?”란 질문을 던지자 한 학생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자 하는 사랑의 마음이 독감 백신을 개발하게 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 위원은 이에 대해 “백신 개발도 과학기술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라며 “세상은 끊임없는 경쟁과 보상을 통해 자발적 동인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 경쟁시대에는 경쟁에 뒤쳐진 사람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며 “무차별·획일적 복지보다 경쟁에서 소외된 이를 돌볼 수 있는 선택적 복지가 확대된다면 ‘송파 세모녀 사건’ 같은 비극도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한 학생이 “기업이 임금피크제를 통해 청년고용을 늘린다고 하는데, 사익을 추구하는 기업에 자율적으로 맡길 수 있는가?”란 질문을 했다. 허 위원은 이에 대한 답변으로 “임금피크는 정년연장에 대해 기업이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타협책”이라며 “오히려 정년연장이 청년층 취업의 장벽이 돼 청년일자리가 줄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임금은 생산성의 결과”라며 “사회 진출을 앞둔 여러분이라면 임금의 본질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성대의 ‘신문을 통한 글로벌 경영경제 읽기’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대학생의 뉴스 활용과 비판적 사고력 향상을 위해 언론인들이 직접 수업에 참여하도록 한 지원사업이다. 이 강좌는 경제뉴스뿐 아니라 △뉴스를 통한 글쓰기 △데이터 저널리즘 △뉴스를 활용한 민주시민교육 등 학과에 따라 강의내용이 세분화돼 있다.이 강좌를 맡고 있는 정치화 한성대 융복합교양학과 교수는 “범람하는 뉴스미디어 시대에 신문 읽기를 통해 글로벌 경영경제 트렌드를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현직 언론인의 강의를 통해 책에 없는 최신 정보를 얻고 신문을 활용한 정보 접근, 비판적 사고를 기를 수 있어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강의를 수강한 조한성씨(영어영문2)는 “지금까지 대기업이 부의 불공평의 원인이라고 생각했는데,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기업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깨달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손정민씨(경제4)는 “돈과 경제에 대해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키운 계기가 됐다”며 “경제를 크게 볼 수 있는 눈이 생긴 것 같다”고 강의를 평가했다. 오는 5월17일에는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이 다시 한성대를 찾아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경제신문은 대학생들의 경제교육을 위해 한국경제신문 기자들이 ‘찾아가는 경제특강’을 연중 시행할 계획이다. 문의 02)360-4401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