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19금' 애들은 가라…넥슨의 'R등급' 모바일게임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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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MMORPG '카이저' 공개
유료재화 이용한 거래기능 도입
시장경제 도입 'PC게임' 자율성 적용

넥슨이 신작 모바일 게임 '카이저'를 내세워 실험에 나선다. 넥슨은 재미와 다양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업계 1위 기업이다. 그런데 16일 공개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 카이저는 만 18세 이상 성인을 타깃으로 한다. 다양성을 표방한다면서 이용자를 성인으로 제한한 것.넥슨은 신작 카이저를 광고하면서 'R등급(restrict)'을 강조했다. 성인물을 암시하는 TV 광고도 내보냈다. 카이저가 R등급을 표방한 건 폭력성이나 선정성 때문이 아니다. 게임 내 유료 재화를 이용한 거래 기능을 도입해서다. 유료 재화란 현금(캐시)를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는 재화(다이아 등)를 말한다.
거래소(경매장) 기능을 도입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과도 차이를 보인다. 개인 간 거래만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거래소를 도입하지 않겠다는 건 아니다. 올해 안으로 거래소를 적용한다는게 넥슨 측의 설명이다.
넥슨이 성인을 타깃으로 하는 모바일게임을 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거래 기능을 적용한 건 시장경제 시스템을 도입해 아이템 가치를 보존하겠다는 의지다.거래 기능은 이용자들의 자율성과 편의성을 향상시킨다. 모바일게임과 PC온라인게임의 구분이 사실상 사라지는 것이다. 게임에 돈을 쓰는 '하드코어 유저'가 몰리면서 매출도 증가할 수 있다. 게임 수명과 몰입도도 향상된다.
반면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커질 수 있다. 업계 최초로 부분 유료화를 도입한 넥슨이 모바일게임 사행성에 일조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시장경제 활성화라는 명목을 내세웠지만 결국은 돈을 벌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넥슨은 거래 기능은 MMORPG의 중요한 콘텐츠 시스템으로 게임 안정화, 이용자 자율성을 위한 중요한 콘텐츠라 설명했다. 거래소와 달리 개인 간 거래는 아이템 거래로 발생하는 다양한 부작용(사기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박재민 넥슨 모바일사업본부장은 "카이저는 개인 간 거래를 기반으로 자유경제 시스템을 지향한다. 이용자들이 스스로 아이템의 가치를 만드는 시장경제를 만드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아이템의 가치를 결정하고 보존하는 건 게임사가 아닌 이용자들이다. 이용자 간 거래 없이 시장은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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