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경매 고가 낙찰해도 평균 5.8% 이득"

지지옥션, 5월 이후 낙찰가율 100% 이상 아파트 12건 분석
감정평가 이후 작년 말∼연초 아파트값 많이 오른 때문

최근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감정가 이상에 비싸게 팔린 물건도 시세보다는 평균 5.8%가량 싸게 낙찰받았다는 분석이 나왔다.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은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낙찰된 서울 아파트 24건중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00% 이상인 14건을 일반 매매 시세와 비교한 결과, 낙찰가격이 시세보다 평균 5.8% 저렴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10일 입찰한 방배래미안타워 전용면적 135㎡의 경우 14명의 응찰자가 몰려 감정가의 130%인 13억399만원에 낙찰됐다.

그런데 현재 주요 포털사이트에 등재된 이 아파트의 매물은 13억5천만∼14억원으로 낙찰가격보다 높다.감정가(10억원)보다 무려 3억원 이상 비싸게 낙찰했는데도 최소 5천만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있다는 것이다.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 파크뷰자이 60.7㎡는 13명이 경합을 벌여 감정가의 106%인 9억7천700만원에 낙찰됐는데, 이 아파트의 현재 호가는 10억5천만∼11억5천만원으로 낙찰가격보다 높다는 게 지지옥션의 설명이다.

또 동작구 신대방동 캐릭터그린빌 아파트 45.9㎡는 감정가(1억4천만원)보다 30만원 비싼 1억4천30만원에 낙찰됐는데, 일반 매물 호가는 1억6천만∼1억7천500만원으로 낙찰가보다 높다.낙찰자 입장에서 시세 대비 약 12%가량 싸게 낙찰받은 것이다.

이처럼 감정가 이상의 낙찰가격이 시세보다 싼 이유는 경매 물건의 감정평가가 입찰 기일로부터 최소 6∼7개월 전에 이뤄지는데 그 사이 집값의 변동이 컸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값의 경우 하반기와 올해 초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일부 물건의 감정가가 시세보다 낮은 상황이다.이 때문에 서울 아파트는 최근 경매시장에서 고가낙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97.3%에 달했고, 올해 들어서도 고공행진을 하면서 지난 4월에는 낙찰가율이 103.3%로 2001년 1월 경매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낙찰가율이 치솟고 있지만 아직은 낙찰가가 시세보다 낮다고 볼 수 있다"며 "부동산 경매가 여전히 일반 매매보다는 유리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강력한 규제 대책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특히 강남권은 약세가 지속하고 있어 경매 감정가가 시세보다 언제까지 낮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한 경매 전문가는 "서울 아파트값이 계속 하락할 경우 올해 하반기 이후 입찰에 부쳐지는 것들은 감정가가 시세보다 높을 수도 있어 감정가와 시세를 꼼꼼히 비교해보고 응찰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