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희 "현 사업구조로는 지속가능한 성장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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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대결 앞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대표이사·사진)은 17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기존 사업구조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 인식 아래 추진됐다”며 “진정성과 절박성을 널리 헤아려 지지해달라”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묻는 현대모비스 및 현대글로비스 주주총회(오는 29일)를 앞두고 현대차그룹 맏형 격인 현대자동차의 대표이사로서 주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합병안 현대차에도 중요, 절박한 심정 헤아려달라"… 주주들에 지지 호소
이 사장은 이날 ‘주주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뿐 아니라 현대차로서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가 분할·합병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구상하는 그림은 크게 세 갈래다.우선 현대모비스는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자율주행과 인터넷연결(커넥티비티) 등 미래 기술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자동차 원천기술 회사로 도약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사업 전반을 지원하고 카셰어링 등 공유경제 시대를 주도하는 핵심 회사를 지향한다. 마지막으로 현대차는 현대모비스가 확보한 기술을 적용해 미래자동차에 구현하는 사업구조를 만들어 미래차 트렌드에 선도적으로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 사장은 “이번 개편안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뿐만 아니라) 현대차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작업 이후 그룹의 사업구조와 의사결정 구조 등을 추가로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개편은 그룹사 전체 사업구조 재편의 시발점”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의사결정 구조를 투명화하는 경영구조 개편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사회가 독립적이고 개방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이사회 중심의 선진 의사 결정구조를 확립할 것”이라며 “이는 작은 시작에 불과하며 향후 다양한 글로벌 선진기업을 벤치마킹해 최적화한 거버넌스(의사결정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주친화 방안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 사장은 “지속적인 배당확대 등을 통해 주주에게 더 많은 이익을 환원하려 했지만, 여전히 주주들이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지배구조 재편을 통해 완성차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 과실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주주친화적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