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드론 경기장 잘 지어놓고 규제 때문에 사용 못해서야…"

靑, 마곡 LG사이언스파크서 혁신성장 보고대회

"法개정 전이라도 규정 바꿔 과감히 규제 풀어라"
2022년까지 新산업 육성… 일자리 30만개 창출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혁신성장 보고대회’에 참석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지방자치단체가 드론 경기장을 잘 지어놨는데 규제 때문에 사용 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며 “관련 기관 사이 양해각서(MOU) 등을 통해 협력만 해도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혁신성장 보고대회’에서 “혁신성장의 걸림돌인 규제 혁신에 적극적이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혁신성장 보고대회는 지난해 11월 혁신성장 전략회의 후 본격 추진 중인 혁신성장 정책의 성과를 평가·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관련 부처 장관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기업 관계자가 참석했다.문 대통령이 언급한 드론(무인항공기) 경기장은 지난해 4월 경기 이천에 생겼지만 사실상 방치돼 있다. 인근에 군사작전시설이 있어 군당국에서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다. 이천뿐 아니다. 드론과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 단지가 조성된 경기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 역시 드론 비행이 금지돼 있다. 군용기 전용 서울공항이 근처에 있어 연구 비행조차 불가능하다.

문 대통령은 “기존 방식을 뛰어넘는 과감한 혁신이 돼야 한다”며 “규제 샌드박스법(임시허가제) 개정 통과에도 당·정·청이 더 힘써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 개정 전이라도 규정과 지침 해석을 통해 허용이 가능한 부분은 과감히 풀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성장은 당연히 민간 주도지만 정부의 촉진 역할도 필요하다”며 “초기에 시장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문 수요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자신감을 갖고 더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규제 혁신을) 추진해달라”며 “기업도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믿고 기술 개발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강조했다.정부는 이 자리에서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2만 개 보급으로 일자리 7만5000개, 에너지신산업 분야 15만 개, 드론 연관 신산업 분야 4만4000개, 미래자동차 1만8000개, 스마트시티 3000개, 스마트팜 4000개 등 약 3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가 열린 LG사이언스파크는 지난달 20일 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당시 개장 축하행사 때에 이어 한 달 만에 혁신성장 보고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정 기업과는 상관없이 드론 비행 등 다양한 시연이 가능한 장소를 물색하다가 임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