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숙소 선택, 日·대만은 가성비… 동남아는 가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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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E9
스카이스캐너 분석우리 국민은 숙소를 고를 때 일본, 대만 등 관광이 목적인 곳에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지고 주로 휴양이 목적인 동남아시아에선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를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휴양 목적따라 달라
항공권 및 호텔 가격비교 사이트 스카이스캐너가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한국인이 검색한 숙박시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스카이스캐너는 한국인은 최저가 항공권의 선호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반면 호텔 등 숙박 선택에서는 여행 목적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지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가격 차이 큰 일본은 ‘가성비’
지난해 사상 최대인 715만 명에 육박하는 한국인이 방문한 일본은 3성급 호텔 검색량이 5성급에 비해 10배 이상 많았다. 어디를 가더라도 평균 이상의 서비스 품질을 제공하는 일본 호텔의 특성상 가격이 저렴한 곳을 선호하는 ‘가성비’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3성급과 5성급 호텔의 숙박비 차이도 컸다. 스카이스캐너를 통해 검색한 일본 오사카와 후쿠오카, 도쿄 등 주요 도시 호텔의 가격 차이는 3~5배에 달했다. 6월 초 오사카 휴머 리조트 뉴오리엔탈 호텔(3성급)의 하루 숙박비 최저가는 6만5000원인 반면 5성급인 임페리얼 호텔은 5배 가까이 비싼 27만8000원에 달했다. 도쿄 하튼 호텔 히가시시나가(3성급)와 인터컨티넨탈 도쿄 베이(5성급)의 가격도 3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최형표 스카이스캐너 한국총괄 매니저는 “일본의 경우 체류기간 중 호텔에 머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은 관광 목적의 여행이 많은 것도 3성급 호텔 선호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가격 저렴한 동남아는 ‘가심비’
동남아 지역은 5성급 호텔 등 이른바 고급 숙박시설 수요가 높았다. 마카오의 경우 5성급 수요가 3성급의 13배에 달했고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 다른 지역에서도 5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스카이스캐너는 주로 휴식과 힐링 등 휴양 목적으로 떠나는 여행이 많고 5성급 호텔 숙박비가 저렴한 동남아의 특징이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호텔 등급에 따른 가격 차이가 없는 동남아에선 조금 더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제대로 즐겨보겠다는 심리가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다.스카이스캐너에서 비교한 마카오의 3성급과 5성급 호텔 가격 차이는 크지 않았다. 5성급 로열 마카오 호텔의 하루 최저가 숙박비(13만5000원)는 3성급 더 빅토리아 호텔(10만8000원)과 3만원도 채 차이가 나지 않았다. 코타키나발루의 5성급 호텔 하얏트 리젠시 키나발루 하루 최저가 숙박비가 10만6000원, 태국 방콕의 몬티엔 리버사이드 호텔이 6만7000원 등으로 웬만한 지역의 3성급 호텔 수준으로 저렴했다.
최형표 매니저는 “동남아 지역 숙박시설은 등급에 따라 시설과 서비스 등에서 차이가 큰 것도 5성급 호텔 수요가 많은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