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에 드루킹 소개한 건 송인배 靑 비서관"

靑 민정수석실 지난달 파악 후 조사

송인배, 대선 전 네번 드루킹 만나…사례비도 받아
민정 "많지 않은 액수…문제될 것 없다" 종결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포털 댓글조작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드루킹(본명 김동원·49)을 지난 19대 대통령선거 전에 네 차례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6·13 지방선거 경남지사 후보로 나선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전 국회의원이 드루킹을 처음 만난 것도 송 비서관이 드루킹 일행을 만날 때 동석한 자리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송 비서관은 지난달 민정수석실에 드루킹과 만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민정수석실은 추가 조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지만 특별히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해 조사를 마무리했다. 송 비서관은 첫 두 차례의 만남에서 소정의 사례비도 받았지만 민정수석실은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많지 않은 액수’라고 판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민정수석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4월 총선에서 경남 양산에 출마했다 낙선한 송 비서관은 총선 직후인 같은해 6월부터 작년 2월까지 드루킹을 네 차례 만났다. 송 비서관은 대선을 3개월 앞둔 작년 2월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일정총괄팀장으로 일했다.

송 비서관과 드루킹의 만남을 주선한 이는 송 비서관이 총선을 치를 당시 자원봉사자로 선거를 도운 A씨 부부였다. 이들은 드루킹이 이끈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이었다. A씨는 낙선한 송 비서관을 찾아와 경공모 회원들과 모임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김경수 의원도 같이 봤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이들은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김 의원의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처음 만났다. 김 전 의원도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2016년 중반 김씨가 국회의원회관으로 찾아왔다”고 언급했다.이후 A씨 부부를 포함한 경공모 일부 회원은 송 비서관에게 “우리 사무실 구내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자”고 제안했고, 송 비서관은 같은해 11월 드루킹의 활동 근거지인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출판사 식당에서 드루킹을 포함한 경공모 회원 10여 명과 식사를 했다. 송 비서관은 첫 두 차례의 만남에서 여비 명목으로 소정의 사례비도 받았다. 두 번째 만남에서는 “앞으로는 사례비를 받지 않을 테니 더는 지급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송 비서관은 2016년 12월과 작년 2월에도 드루킹 등 경공모 회원 7~8명을 자택 인근 술집에서 만났다. 경공모 회원들이 송 비서관을 불러내 만남이 이뤄졌다. 송 비서관은 다만 대선 이후에는 드루킹 등 경공모 회원들을 만나지 않았다고 조사에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비서관은 올해 4월 드루킹이 주도한 댓글조작 사건이 논란이 되자 지난달 20일께 민정수석실에 이 같은 사실을 보고했다. 민정수석실은 송 비서관의 진술을 토대로 드루킹 등 경공모 회원들과 송 비서관 사이에 부적절한 청탁이나 거래가 있었는지 조사했지만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보고 최근 사건을 종결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