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의 저주?' 김생민·조재현·이서원 이어 윤태영 음주운전까지…줄줄이 하차

성추행 의혹부터 폭행·음주운전 물의까지…교체사유도 다양
tvN이 연이은 출연자들의 사회적 물의로 악재를 맞고 있다. 미투 운동이 활발히 펼쳐지던 올해 초부터 tvN을 통해 방송될 예정이던 드라마와 인기예능에서 출연자들이 줄줄이 하차하고 있는 것.

제작진을 고민에 빠지게 한 2018년 상반기 tvN '불상사'를 모아봤다.
윤태영 음주운전 사고
▲백일의 낭군님-윤태영 '음주운전'

먼저 지난 20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윤태영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윤태영은 지난 13일 오후 8시경 서울 강남 논현동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을 추돌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음날 오전 2시경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윤태영은 위드마크 공식(경과한 시간으로 사고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를 계산하는 공식)을 적용해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 면허취소수준인 0.140%이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윤태영이 음주운전으로 입건되면서 그가 출연할 예정이던 tvN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이 타격을 입게 됐다. '백일의 낭군님'측은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내부논의를 통해 윤태영씨 하차 후 해당 배역을 타 배우로 교체하기로 결정했으며 대체 배우는 현재 미정입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백일의 낭군님'은 사전제작으로 진행되는 드라마로, 제작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도 제작진은 시청자분들에게 좋은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tvN '크로스' 티저 이미지
▲크로스-조재현 '미투 폭로'

연예계 미투운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던 2월 경 영화팬들은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다.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의 대명사였던 배우 조재현이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것이다. 조재현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은 구체적인 진술로 팬들을 경악케했고 이어 조재현이 해당 사실을 인정하고 출연중이던 작품에서 하차를 선언하면서 논란이 커졌다.당시 조재현의 팬들은 연극판에서 자행됐던 성추문 스캔들 한 가운데 조재현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실망을 넘어 탄식을 내뱉었다. 때마침 조재현이 출연 중이던 tvN 드라마 '크로스'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대본 수정이 불가피했고 제작진은 조재현의 출연분을 무리하게 재편집해 극의 흐름이 부자연스러워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사진=tvN '나의 아저씨' 대본 리딩 장면 캡처
▲나의 아저씨-오달수 '미투 폭로'

영화계 '천만 요정'으로 불리며 국민 호감을 샀던 오달수는 연극연출가 이윤택의 사건이 터지면서 동시에 알려졌다. 한 누리꾼은 이윤택의 기사에 댓글로 "이 연출가가 데리고 있던 배우 중 한 명은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지금은 유명한 코믹 연기 조연 배우다. 1990년대 초 부산 가마골소극장에서 반바지를 입고 있던 제 바지 속으로 갑자기 손을 집어넣어 함부로 휘저은 사람이다. 똑바로 쳐다보면서"라고 폭로했고 이 글을 온라인에 삽시간에 퍼졌다. 이후 '온라인 수사대'와 업계의 추측으로 가해자는 오달수로 좁혀졌지만 정작 그는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잠적해 누리꾼들은 오달수의 미투 사실을 기정사실화했다. 결국 오달수는 "모두 저의 잘못입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기억이 솔직히 선명하지는 않았습니다. 질타가 무섭고 두려웠디만 솔직한 저의 상태였습니다. 깊이 참회합니다"라고 사과했다.

오달수 미투가 영화와 드라마 업계에 끼친 피해는 막대했다. tvN도 그 중 하나였다. 당시 오달수는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삼형제 맏형 박상훈 역으로 캐스팅돼 미리 촬영까지 시작했던 상태였다. 하지만 방송 직전 미투 고발을 당하면서 결국 드라마에서 하차했다. 이후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이름을 알린 배우 박호산이 합류했고 간신히 촬영 일정을 맞출 수 있었다. '나의 아저씨' 가 후반부로 갈수록 매니아를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을 생각하면 오달수의 미투는 더욱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진=tvN '어바웃타임' 티저 이미지
▲어바웃타임-이서원 '여배우 성추행'

배우 이서원은 지난 4월 초 동료 여배우와 술을 마시다가 그녀에게 키스를 강제로 시도하는 등 성추행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팬들이 실망했던 부분은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는 여배우에게 사과를 하기는 커녕 흉기를 들고 위협을 했다는 사실이다.

이후 이서원은 경찰에 입건되기에 이르렀지만 그 후에도 활발하게 방송활동과 SNS업데이트를 해 문제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결국 지난 17일 이서원은 출연할 예정이었던 '어바웃타임'에서 하차했고 '어바웃 타임'뿐만 아니라 그가 진행하던 KBS 2TV '뮤직뱅크' MC 자리에서도 내려와야 했다.

특히 '어바웃 타임'은 이서원의 촬영분이 어느정도 진행됐던 상태였기 때문에 제작진은 물론 배우들에게 타격이 가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어바웃타임' 측은 이서원의 자리에 바로 배우 김동준을 투입해 문제를 봉합했다.
사진=tvN '짠내투어' 방송캡처
▲짠내투어-김생민 '미투 폭로'

tvN의 불행은 드라마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여행 예능의 홍수 속에서도 김생민을 앞세워 자리를 확고하게 잡아가던 '짠내투어'는 '김생민 미투'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이하며 편집에 애를 먹었다.

앞서 김생민은 2008년 한 방송 프로그램 뒤풀이 중 방송 스태프 A씨, B씨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후 A씨는 방송계를 떠났고 10년이 지나 한 언론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털어놨다. 김생민은 이후 직접 A씨를 만나 사과하고 '짠내투어'에서 자진하차했다.

당시 '짠내투어' 제작진은 "김생민씨의 자진하차 의사를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이미 촬영을 마친 향후 방영분에서도 김생민씨 부분은 최대한 편집해서 방송될 예정입니다."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출연자들의 하차로 인해 피해를 보는 건 결국 시청자의 몫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tvN에서 굿이라도 한 판 벌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 한 때 부부토크쇼 '자기야'에 출연한 부부들이 연달아 파경을 맞으면서 '자기야의 저주'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던만큼 'tvN'의 하반기 행보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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