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남북경협 '양날개' 단 중소형 건설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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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한신공영·코오롱글로벌 등 개인 매수 몰리며 급등연초 시작된 중소형 건설사의 주가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상당수 종목의 실적 개선 기대가 큰 가운데 일부는 남북 경제협력 테마주로 엮이면서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뚜렷한 실적 개선 흐름지난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태영건설은 250원(1.75%) 오른 1만4550원에 마감했다. 올해 상승률은 41.26%다. 태영건설의 상승세는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가 이끌고 있다. 올 들어 개인과 외국인은 태영건설 주식을 각각 319억원, 11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태영, 올 영업익 51% 증가 전망
코오롱글로벌, 1분기 1兆 수주
한라·대원, PBR 1배미만 '저평가'
정부 부동산시장 규제는 부담
경협테마 변동성도 주의해야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게 중소형 건설사 주가가 빠르게 오르는 1차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올해 영업이익은 4713억원으로 지난해 3111억원보다 51.46% 늘어날 전망이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창원 광명 세종 하남 등의 자체 개발사업과 환경사업을 통해 영업이익이 크게 늘고 있다”며 “신규 수주도 증가하고 있어 실적 개선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신공영과 코오롱글로벌도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각각 47.89%, 24.77% 늘어날 전망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의 지난 1분기 신규 수주는 1조원 규모로 연간 목표치(2조6000억원)의 40% 가까이를 이미 달성했다. 한신공영과 코오롱글로벌은 4월 이후 강세를 보이고 있다. 4월 이후 상승률은 각각 17.82%, 16.19%다.여기에 남북 화해 무드 조성에 따른 기대가 더해졌다. “남북경협이 본격화하면 북한 내 인프라 개선 사업에 중소형 건설사가 참여해 실적 개선에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게 투자자들의 논리다. 남광토건(올해 상승률 342.79%), 이화공영(160.53%), 한라(114.23%) 등이 남북경협 테마에 엮여 주가가 급등한 중소형 건설사로 분류된다.
◆부동산 규제가 걸림돌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태영건설의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3.78배에 불과하다. 한신공영(2.49배), 금호산업(5.81배), 코오롱글로벌(6.70배) 등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한라(0.83배), 대원(0.56배), 태영건설(0.81배), 한신공영(0.58배), 코오롱글로벌(0.57배) 등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이 1배가 되지 않는 종목도 많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기업 가치가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할 때 가치보다 낮을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다만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점은 악재로 꼽힌다. 중소형 건설사 중에는 매출의 대부분이 국내 주택사업에서 나오는 곳이 많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상무는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꺾이는 등 정부 규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게 중소형 건설사에는 부담”이라며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한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남북경협 테마가 ‘부메랑’이 돼 돌아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남북경협 테마주는 외교 이벤트에 따라 변동성이 큰 게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