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공모' 잠실5 설계 당선작 공개… 조합원 찬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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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다" vs "깔끔하다"아파트 재건축 단지 중 처음으로 국제설계공모를 시행한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당선작이 공개됐다. 당선작에 대한 조합원들의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조합 측은 1등 당선작 건축가와 협의를 통해 설계를 발전시킬 방침이다.
조합 "외관·소재 발전시킬 것"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잠실5단지 재건축조합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배포한 ‘2018년 정기총회’ 안내 책자를 통해 국제설계 현상공모 당선작을 공개했다. 일부 조합원들이 당선작을 온라인 카페에 올려 공유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최종 당선작은 국내 유명 건축가 인 조성룡 도시건축 대표의 작품이다. 송파대로와 접한 잠실역 인근에 50층 초고층 복합단지를 짓고 올림픽로와 접한 면에 호텔과 중고층 아파트, 판매시설 등이 들어서게 배치했다. 잠실역 모서리 부분에는 선큰(sunken) 광장을 적용했다. 중앙타워동 앞으로 한강까지 이어지는 통경로도 마련했다. 조 대표는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 ‘선유도공원’ 등을 설계했다.1등 당선작을 두고 조합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나뉘고 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국제설계공모를 하면서까지 차별화된 디자인을 추구한 서울시의 의도와 다르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조합원은 “잠실을 대표하는 아파트가 되길 바랐는데 답답하다. 멋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다른 조합원은 “1~5등 당선작 중 1등이 가장 깔끔하고 괜찮아 보인다”고 했다. 2등 당선작은 운생동 건축사무소의 장윤규 건축가 작품이 선정됐다. 3등도 국내 건축가다. MMK플러스 건축사무소의 맹필수 건축가 작품이 선정됐다. 4등은 네덜란드 정부 수석건축가 출신인 프리츠 판 동언의 작품이다. 국내 건축가들과 달리 단지의 랜드마크인 고층건물들을 곡선으로 처리했다. 5등은 프랑스의 크리스티앙 드 포르장파르크의 작품이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유명 건축가다.
서울시 설계공모 관련 규정에 따라 1등 당선작이 조합과의 계약 체결 우선협상권을 갖는다. 우선협상이 결렬될 경우 차순위자에게 협상권이 부여된다. 조합 관계자는 “당선작은 초기 단계의 조감도이며 최종안이라고 볼 수 없다. 앞으로 협의를 통해 발전시켜야 할 여지가 많다”며 “건축가와 외관 소재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의견을 나누며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다음달 2일 정기총회에 최종 당선작 설계안 계약체결 승인 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