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산업 갈아입는 부산] 고리원자력본부, '에너지팜'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

‘고리원자력홍보관 에너지팜’을 찾은 어린이들이 에너지 생성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고리원자력본부 제공
부산 기장군에 있는 ‘고리원자력홍보관 에너지팜’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에너지의 생성과 신재생에너지를 체험할 수 있는 학습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본부장 노기경)는 1978년 원자력발전을 홍보하기 위해 고리에너지팜을 운영한 이후 23일 현재 누적 방문객이 292만여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9만7000명이 다녀갔다.홍보관 에너지팜은 에너지의 역사에서부터 원자력발전소의 구조와 안전성, 신재생에너지의 소개까지 한눈에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홍보관은 부산 기장군과 울산 서생면을 잇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 중간에 자리잡아 천혜의 바다 절경을 감상하다 잠시 쉬어가는 공간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 고리 에너지팜 입구에 들어서니 한국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고리1호기가 관람객을 맞이했다. 해설직원은 지난해 영구정지된 고리1호기의 설명과 함께 수력 및 풍력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의 기원과 발전 과정을 설명했다. 지상 1층 원자력관으로 내려가니 전체가 에너지의 생성 원리와 전기의 역사, 에너지의 중요성을 전시물을 작동해보면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다. 발전소를 축소해 놓은 원전 모형은 원자로를 냉각하면서 열에너지를 전달하는 원자로냉각재, 증기발생기를 통해 열을 전달받아 터빈을 돌리는 증기, 터빈을 돌리고 나온 증기를 식혀주는 바닷물까지 원자력 발전과정을 보여줬다. 지하상영관에는 에너지 영웅 트라스트의 활약상을 그려낸 4D 애니메이션을 매시간 상영했다. 부산 남구에서 온 김영철 군(12)은 “에너지의 중요성은 알고 있었지만 영화를 보니 에너지 관련 직업을 가져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고리 에너지팜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주민들에게 제공하며 ‘문화의 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리 에너지팜은 지역에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선보이며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2009년부터 매달 넷째주에 지역 주민에게 신작 영화를 무료로 상영하고 있다. 24일(오후 1시, 4시, 7시 3회 상영)에는 배우 이병헌, 윤여정, 박정민 주연의 ‘그것만이 내세상’이 상영된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각기 다른 주제를 정하고, 주제를 새롭게 해석해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이는 ‘수요행복음악회’도 열린다.고리 에너지팜은 이달부터 지역 주요 관광명소를 홍보하는 관광안내소의 역할도 시작했다. ‘미션9’이라 불리는 스탬프 투어를 시작해 해동용궁사와 대변항 등 기장군의 명소 7곳과 음식점이나 카페 등 기장군의 2개 업체를 방문하면 선물을 주는 행사다. 노기경 고리원자력본부장은 “고리 에너지팜은 그동안 전기 에너지의 소중함과 필요성을 느낄 수 있는 교육장으로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기장군의 대표 지역 명소로 만들어 만남과 소통의 문화 공간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