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인복지재단 "'블랙리스트' 순응 통렬히 반성"

"배제 과정서 폐지된 사업 정상화"
지난 정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기관 및 단체의 사과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예술인복지재단도 23일 공식 사과했다.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하 재단)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우리 재단은 특정성향 단체와 개인 지원 배제를 위해 심사결과 지체와 해당 사업 폐지, 대체사업으로 집행·실행한 중차대한 잘못이 있다"고 인정했다.

재단은 "예술인 직업적 지위와 권리 보호라는 기관의 존재 의미와 가치를 무너뜨리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면서 "무엇보다 예술인 권리 확보를 위해 저항은커녕 그(블랙리스트)에 순응하고 내면화시킨 점을 통렬히 반성한다"고 말했다.

재단은 "예술인 바람과 염원으로 탄생한 재단이 예술인 신의를 배반했다는 것은, 단순히 머리 숙여 사과드리는 것으로도 부족하다"라면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권고안을 수용한 근본적인 쇄신 방침을 밝혔다.▲ 심의위원과 임원 선정에서 예술인 참여에 기반한 개방적 구조 마련 ▲ 예술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민관 협치 확대·강화 ▲ '블랙리스트' 배제 과정에서 폐지된 사업 정상화 등을 구체적 방안으로 꼽았다.

재단은 '진상조사위' 종합발표 사흘 뒤인 11일 정희섭 상임이사를 비롯한 전 직원이 참석한 내부 회의를 개최, 예술인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고 전했다.

재단은 2012년 예술인복지법을 통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설치됐다.예술인 창작환경 개선과 복지 지원을 하는 기관임에도, 지난정부 때 '블랙리스트' 가동을 위해 현장예술인교육지원사업·예술인맞춤형교육지원사업 폐지, 예술활동증명 심의위원·비상임 이사 검열 등을 행했다는 게 진상조사위 결론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