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경 서울시향 대표 "음악감독 후보군 6명… 연내 선임"

11월 스위스 등 3개국 순회공연…"남북 합동 공연 등에도 큰 관심"
"예술적·공공적 요청 조화, 지속가능성이 핵심 운영 방향"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이 정명훈 지휘자 이후 공석인 음악감독 임명을 위한 후보군을 압축했다고 밝혔다.강은경 새 서울시향 대표는 23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음악감독 후보군을 압축해 그중에서 추천 대상자를 협의하는 과정 중에 있다"며 "최종 후보군은 6명"이라고 밝혔다.

서울시향은 작년 말까지 객원지휘자로 초빙한 13명에 대한 단원, 전문가, 관객 의견을 수렴해 이들을 추렸다.

강 대표는 "최근 발족한 '음악감독추천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복수(2~3명) 후보를 추천하면 계약조건 등을 검토한 뒤 이사회 제청과 시장 임명 절차를 거쳐 음악감독을 확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음악감독추천위원회'는 2016년 3월 대표이사 자문기구로 설치한 '지휘자추천자문위원회'에 내·외부 위원 2명을 추가 선임해 구성했다.

강 대표는 "본래 작년 말까지 음악감독 선임 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대표 공석, 단원 투표 과정 진행 등으로 지연된 측면이 있다"며 "제 의지로는 연내 모든 절차를 확정 짓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향은 현재 음악감독, 부지휘자, 상임 작곡가, 공연기획자문역 등 주요 자리가 모두 공석 상태다.박현정 전 대표와 직원 사이의 갈등으로 촉발된 일명 '서울시향 사태' 이후 예술적 리더십 부재라는 위기를 겪었다.

서울시향은 음악감독 부임 후에도 적응기까지 오케스트라의 안정적 운영과 예술적 역량 제고를 위해 작년 도입한 수석객원지휘자 제도를 당분간 이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작년 9월 최수열 지휘자 사임 이후 공석인 부지휘자도 오는 6월 중 선정할 예정이다.기존 부지휘자 제도를 음악감독 부재 시 위기관리 목적의 '수석부지휘자'와 차세대 지휘자 양성 목적의 '부지휘자'로 구분해 운영한다.
서울시향은 오는 11월 스위스, 이탈리아, 프랑스 3개국 6개 도시에서 순회공연도 펼친다.

서울시향의 장기 순회공연은 세계적 음악축제 'BBC 프롬스' 등에 참가한 2014년 8월 투어 이후 4년 만에 재개하는 것이다.

강 대표는 "오랜 정비 기간을 마치고 오케스트라 재도약을 위해 유럽 시장을 재공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밖에 글로벌 오케스트라로 도약하기 위해 베를린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등 세계적 명문악단과의 예술적 협력을 모색하는 상호교류 등을 추진한다.

학생들을 위한 음악교육, 중장년층 교육프로그램 개발, 직장인들을 위한 교육콘텐츠 팟캐스트화 등 공공 교향악단 역할 강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그는 "예술적 요청과 공공적 요청을 조화롭게 구현하는 21세기 지속가능한 오케스트라를 서울시향의 핵심 운영 방향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남북 관계 급진전 분위기와 관련해서는 "남북 합동 오케스트라 등 여러 문화적 교류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며 "어떤 형태가 될지는 시나 국가적 의지가 맞물려 결정되겠지만 서울시향은 기회가 생긴다면 언제든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내적 소통·신뢰 구축을 위해 모든 직원과 릴레이 만남도 이어진다.

그는 "직원들이 전용 콘서트홀 건립을 숙원 사업으로 인식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며 "서울시향의 공간이 아니라 시민의 공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안에서 서울시향이 좋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를 염원한다"고 말했다.

강 신임 대표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법률적 지식을 겸비한 문화예술 전문가란 점을 높이 평가받으며 지난 3월 취임했다.

서울대 법과대학과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한 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정책학을 전공했다.

또 예원학교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미국 벤저민 N. 카도조 로스쿨에서 예술법 중심으로 지식재산법 석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예술전문사를 각각 받았다.대원문화재단·예술경영지원센터 등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면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