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5.3개 약물 복용하는 한국 노인…서울아산병원, 약물상담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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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은 여러 의료기관을 다니며 약물을 중복 처방받아 불필요한 약을 복용하는 일도 많다. 약 부작용으로 생긴 증상 때문에 또 다른 약을 복용하는 악순환도 계속된다. 국내에 이들을 위한 맞춤 클리닉이 생겼다.서울아산병원은 환자 질환과 건강상태에 맞춰 최적화된 약물을 처방하는 약물조화클리닉을 국내 처음 문 열었다고 23일 발표했다.
환자가 클리닉을 찾으면 호흡기내과와 노년내과 의료진이 전담 약사와 함께 복용하는 모든 약물을 분석한다.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는 높일 수 있도록 최적화된 조합의 약물을 처방한다. 이후 약물 반응과 합병증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특히 약 부작용이 생겼던 환자나 하루 7종류 이상, 8번 이상, 하루에 10알이 넘는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약물조화클리닉을 통해 꼭 필요한 약만 복용할 수 있게 된다.노인은 약물 대사능력이 떨어져 있는데다 복용하는 약의 숫자가 늘수록 약 부작용이 급격히 증가한다. 약 부작용은 인지기능저하, 낙상, 섬망, 욕창, 배뇨장애 등 위험한 노인증후군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적절한 약물처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은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국내에는 아직까지 약 처방의 적정성을 평가하고 환자에게 맞도록 약물을 조율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며 "부모님이 아무리 약을 먹어도 증상이 해결되지 않아 다른 약을 복용하고 새 증상이 발생해 또 다른 약을 추가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면 진료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