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휴게실로 쓰라며 본인 접견실 내준 김동연 경제부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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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는 요즘…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본인의 세종 접견실을 직원 휴게실로 바꾸라고 지시해 기재부 직원 사이에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
24일 기재부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최근 직원들과의 만남에서 “기재부 내에 직원이 쉴 공간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비서실을 통해 “부총리 접견실을 직원 휴게실로 바꾸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김 부총리의 접견실은 기재부 청사 5층 집무실 바로 옆에 있다. 손님이 왔을 때 대화하거나 직원들과 간단한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다른 부처 장관들도 세종에 모두 접견실이 있으며 차관실 옆에도 있다.
김 부총리는 서울 일정이 많고 해외 출장이 잦아 세종에 머무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다. 이를 감안해 접견실을 비워놓지 말고 직원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각에서 “부총리 집무실과 붙어 있는 곳에서 어떤 직원이 마음 편히 쉴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자 비서실은 같은 층에 있는 영상회의실을 휴게실로 꾸미고 부총리 접견실을 영상회의실로 바꾸는 대안을 내놨다. 부총리도 동의해 영상회의실을 휴게실로 바꾸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김 부총리가 본인의 접견실을 직원을 위해 선뜻 내준 것을 두고 “허례허식에 얽매이지 않는 평소 스타일이 반영된 것”이라는 반응이 있다. 반면 일부 기재부 직원 사이에서는 “우리가 쉴 공간이 없어서 못 쉬는 게 아닌데…”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세종=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