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사 후보 TV 토론 상호 비방·폭로 난타전

원 "민주당 경선 직후 골프 즐겼다" vs 문 "최고급 리조트 특별회원권 즐겨"

6·13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후 처음으로 열린 제주도지사 후보 TV 토론회가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을 위한 폭로와 비난 등 난타전 양상으로 진행됐다.
25일 오후 KCTV 제주방송에서 열린 도지사 후보 토론회에는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자유한국당 김방훈, 녹색당 고은영, 무소속 원희룡 후보 등 4명이 참석했다.

바른미래당 장성철 후보는 불참했다.

토론회는 제2공항과 대중교통, 대규모 투자개발 사업, 생활 쓰레기 문제 등 각종 제주 현안에 대해 후보자의 입장을 밝히고 서로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그러나 토론회 말미 각 후보자가 주도권을 가진 자유토론으로 들어가면서 도덕성 검증이란 명목으로 비방과 폭로가 이어졌다.

지난 첫 도지사 합동 TV토론회에서 불거진 문 후보의 골프장 명예회원권 논란이 먼저 도마 위에 올랐다.

고 후보는 문 후보에게 질문하면서 "경영악화에 빠진 골프장들을 시민공원으로 만들거나 숲으로 되돌리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본다"며 "녹색당 입장에 공감하는지 아니면 회원권 받으면서라도 골프장을 회생시켜야 하느냐"고 물었다.문 후보는 "향토기업이었던 골프장이 사정이 어려워 명예회원을 모집해 경기회복을 시도하려는 과정에 명예회원이 됐다"고 해명했다.

문 후보는 "(명예회원을 받아들인 행동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판단이 도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아 도민에게 사과드렸다"고 했다.

토론회 시작 전 원 후보 측 대변인이 보도자료를 통해 "4월 15일 민주당 경선 직후 문 후보를 포함한 4명이 문제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는 제보를 받아 관련 내용을 폭로한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그는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4년간 도정이 뭘 했길래 있지도 않은 일을 조작하고 음해해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민적 심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도 반격했다.

그는 "원 후보의 전 보좌관이 기밀정보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한 부분이 녹취록을 통해 공개됐다"며 "원 후보의 연관설도 나돌고 있다.

원 후보가 떳떳하다면 관련 의혹에 대해 엄정 수사를 촉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이 운영하는 모 리조트에서 주는 특별회원권이 있다.

우리나라 0.01%의 상류층이 누리는 공간이다.

특별회원권을 부여받으면 최고급 온천스파, 휘트니스, 수영장, 레스토랑 무료이용, 골프장 할인혜택을 받는다.

원 후보의 배우자까지 이런 혜택을 받았다.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따져 물었다.

문 후보는 "2014년 8월에 특별회원으로 추대됐고, 다음 해 갱신됐다.

원 후보 배우자가 수차례 이용했고 골프도 쳤다"며 "이게 사실이라면 후보 사퇴하겠느냐"고 따졌다.

원 후보는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며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원 후보 측은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원희룡 도지사 취임 후 해당 입주자대표가 민원 건의차 도지사실로 찾아오면서 특별이용권을 갖고 왔으나 사용할 일 없다고 사양해 돌려보냈다"며 "실제로 도지사든 부인이든 한 번도 사용한 일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