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위, 드루킹 공방… 與 "정치공세" vs 野 "부실수사"

박범계 "野, 김경수 잡으려 눈이 시뻘게"…野 "부적절 발언"

여야는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드루킹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경찰의 부실 수사로 드루킹 사건 초반부터 진실이 은폐됐다며 이날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철성 경찰청장을 몰아세웠다.

특히 이 청장이 지난해 대선 전에 드루킹과 만난 것으로 알려진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에 관한 수사 내용을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사전 보고받지 못한 점을 집중 거론했다.

자유한국당 윤재옥 의원은 "드루킹이 대통령 지근거리에서 24시간을 함께 하는 송 비서관을 만났다는 진술을 했는데도, 이를 경찰청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 청장이 책임을 피하려는 인상을 준다"고 질타했다.같은 당 황영철 의원도 "송 비서관이 드루킹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점은 이미 4월 진술에서 나왔고, 대단히 중요한 진술"이라며 "상식적이라면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이 경찰청장에게 즉시 보고했어야 한다"고 가세했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은 "경찰이 초동수사를 미흡하게 해 수사의 골든타임을 놓쳤다.

특검 수사는 경찰이 자초한 일"이라며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에 대해 자꾸 의혹을 만들었으니 경찰이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여당은 드루킹 김동원씨를 '조악한 사기꾼 정치브로커'라고 규정하며, 드루킹 사건을 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와 연결지어 특검까지 도입한 것은 야당의 지나친 정치공세라고 맞섰다.

드루킹과 김경수 후보를 연관 지어 보도한 특정 언론사를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현직 언론사 기자가 중요한 증거물품을 훔쳐냈고 이 사건이 정치적으로 과장·오용돼 선거에 정치공세로만 활용되고 있다"며 "댓글을 다는 자발적인 행위는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박범계 의원도 "대선이라는 큰 판의 권력싸움에서는 불법과 적법을 왔다 갔다 하는 대규모 온라인상 댓글 작업도 한다"며 "과거 이명박 정권도 홍보에 매크로를 사용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부분도 수사했느냐"고 따졌다.

나아가 박 의원은 "야당이 김경수 후보를 잡으려고 눈이 시뻘게져 있다"며 "오죽하면 참고인을 23시간 전례 없이 조사했다.

피의자를 방불케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한국당 황영철 의원은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굉장히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이라고 항의했고, 한국당 소속인 유재중 행안위 위원장도 "동료 의원의 발언에 (눈이 시뻘게져 있다고) 표현한 것은 사과하셔야겠다"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이철성 경찰청장은 "김경수 전 의원의 조서는 70여쪽으로 확인됐다"며 "(증거물품을 훔친 언론사 기자에 대해서는) 수사 보강을 하고 있다.증거물품이 손을 많이 타 포렌식을 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