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최저임금 갈등 계속… 31일 국가재정전략회의 '촉각'

조재길 경제부 차장
최저임금이 올랐는데 왜 하위계층 소득은 줄었을까. 지난주에는 ‘하위 20% 가구의 1분기 소득이 사상 최대 폭(8%)으로 감소했다’는 통계청 발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정부가 고령화 탓으로 돌렸지만 그렇지 않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올해 최저임금이 한꺼번에 16.4% 인상되면서 저소득 근로자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주에도 계속된다. 국회는 28일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한다. 최저임금 범위에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 수당 일부를 산입하는 게 골자다. 기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노동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당장 한국노총 소속 최저임금위원 5명이 사퇴했다. 민주노총은 총파업을 선언했다.오는 31일에는 올 들어 가장 중요한 경제 관련 회의가 청와대에서 열린다. 국가재정전략회의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무위원 등이 매년 한 차례 모여 국가재정 운용의 큰 틀을 결정하는 자리다. 작년에는 이 회의에서 법인세 소득세 등의 증세를 공식화했다. 같은 날 통계청은 4월 산업활동 동향을 발표한다. 3월엔 전 산업생산이 2년여 만에 가장 많이 감소하면서 ‘경기 논쟁’을 촉발했다. 4월에도 생산 및 투자가 줄었다면 “경제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다음달 1일도 주목해야 한다. 각종 경제지표가 쏟아진다. 취임 1년을 맞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팀의 성적표로 볼 수 있다. 우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내놓는다. KDI는 작년 12월 “경제성장이 견실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2018년 성장률을 2.9%로 추정했다. “3% 성장이 가능하다”는 김 부총리와 다소 차이가 있었다. KDI가 기존 전망치를 유지할지가 관심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경제전망(Economic Outlook)’을 공표한다. 지난 3월 중간 발표 땐 한국의 2018·2019년 성장률을 각각 3%로 예측했다.

한국은행은 1분기 국민소득 잠정치를 내놓는다.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처음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데, 정상 궤도를 유지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통계청은 같은 날 ‘5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한다. 전달엔 ‘금(金)자’가 된 감자(76.9% 상승) 때문에 농축수산물 물가가 4.1% 올랐다. 소비자물가는 올 들어 1%대에 머무르며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여왔지만 최근 농산물 가격과 유가 상승으로 생활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5월 동향에서는 농산물 가격 등이 안정세로 돌아섰는지, 또 전체 물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였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은 ‘5월 수출입 동향’ 자료를 공개한다. 전달 18개월 만에 감소했던 수출이 다시 두 자릿수 증가세로 전환했을 가능성이 높다. 수출 실적은 작년 동기 대비 얼마나 줄고 늘었느냐를 따진다. 기저효과 탓에 수출 통계가 널뛰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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