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재개 소식에…케이팝株 뜬다고?

보이그룹 방탄소년단. 최혁 기자 chokob@hankyung.com
2차 남·북 정상회담이 교착 상태의 북·미 정상회담에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소식에 미디어·엔터테인먼트주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남북 관계 개선이 한중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에 엔터주의 투자 심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하반기 국내 엔터사들이 현지 공략 아이돌 데뷔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한중 관계 개선으로 사드 보복 조치 완화 기조까지 더해진다면 기대 이상의 실적 개선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남북 회담·북미 회담 소식에 엔터주 '들썩'

28일 오후 3시10분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JYP Ent.(회사명 JYP엔터테인먼트)는 전 거래일보다 800원(3.59%) 오른 2만31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달 초에 비해서는 15% 이상 뛰었다. 이날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YG엔터테인먼트)도 각각 0.61%와 0.55% 올랐다.

2차 남북 회담에 이어 북미 회담이 재개될 것이라는 소식에 엔터주에 대한 전망도 밝아졌다. 경협주처럼 남북 관계 개선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면서 한중 관계가 회복세로 접어든다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서다.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회담, 종전 선언, 북핵 포기가 진행되면서 남북관계 개선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곧 중국의 사드에 대한 민감도를 낮추고 자연스레 한국에 대한 사드 보복조치도 완화시켜 곧 한중 관계 개선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생각"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한중 관계는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사드 사태의 시발점이었던 중국 롯데마트의 경우 최근 중국 베이징 내 롯데마트 22곳(슈퍼 11곳 포함)을 운영하는 화북법인을 중국 우메이그룹에 매각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중국 화둥법인 점포 53개도 중국 유통기업인 리췬그룹에 매각할 예정이다. 그간 사드 사태로 매각을 불허했던 중국 정부가 암묵적 동의를 한 것이다. 향후 전방위적으로 사드 사태 완화 기조가 나타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특히 사드 배치가 확정된 후부터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중국 내에서 한국에서 제작한 게임, 드라마, 영화 등 콘텐츠 등의 송출을 금지하는 즉 한류에 대한 규제인 한한령이 발동됐다"면서 "사드 사태가 완화되면 드라마, 음악, 게임, 영화, 예능 등 콘텐츠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질 수 있다. 관련주의 큰 수혜가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류, 中서 다시 달아오를까

올 하반기부터 국내 엔터사들은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아이돌을 잇따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한중 관계 해빙 모드가 겹쳐 시너지 효과가 발휘된다면 당초 기대보다 더 큰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에스엠은 하반기 '중국 NCT' 팀을 내놓는다. 중국인들로만 구성된 아이돌 그룹이다. JYP는 지분 40%를 보유한 텐센트와의 합작법인(JV)를 통해 'BOY STORY' 외 1팀 등 총 2팀을 선보일 계획이다.수익성 높은 아이돌의 콘서트도 재개될 예정이다. 중국 내에서 '팬덤'이 매우 높았던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 엑소(EXO), 갓세븐(GOT7) 등이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와이지의 경우 빅뱅의 군입대로 수혜가 제한적일 수 있으나 걸그룹 블랙핑크가 6월부터 활동을 시작한다는 점에 투자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흥행 성공 시 중국 내 성장 잠재력이 높아질 것으로 봐서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연예 기획사는 2016년 3분기 이후 중국으로 콘텐츠 수출 및 아이돌 콘서트가 전무했다"며 "하반기에는 중국 현지 아이돌 그룹 데뷔를 통한 중국 매출 성장 재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JYP를 최선호주로, 에스엠은 차선호주로 제시했다. 와이지는 관심주로 추천했다. 그는 "사드 규제 완화 시 엔터사들의 드라마·예능 등 콘텐츠 수출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며 "에스엠의 경우 국내 예능 1위 제작사인 자회사 SM C&C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 수출이 예상되며, 와이지의 경우 중국 텐센트와의 음악 예능 프로그램 제작 등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