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SA "美·中 무역갈등 최대 수혜자는 LG 스마트폰"

ZTE·TCL, 中스마트폰 철수시 반사이익 기대
"가격경쟁력 앞세워 중저가폰 시장 흡수할 듯"
오태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연구원이 29일 열린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을 전망했다.
북미 스마트폰 시장 3위 사업자인 LG전자가 미국과 중국 무역 갈등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오태윤 연구원은 29일 열린 '차세대 스마트폰 및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 전망 컨퍼런스'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을 계기로 ZTE와 TCL-알카텔이 북미시장을 철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LG전자가 이들이 점유하던 약 10% 시장을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올해 1분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약 4000만대로 LG전자는 630만대(15.8%)를 판매했다. 애플(1390만대·34.9%), 삼성전자(1140만대·28.6%)에 이어 3위 해당하는 성적이다. 같은 기간 ZTE와 TCL-알카텔의 점유율은 각각 8%, 3%로 400만대를 판매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ZTE에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를 가했다가 최근 제재를 완화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ZTE 모바일 사업부 매각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 연구원은 "제재는 완화됐지만 ZTE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전 세계로 퍼진 상태"라며 "ZTE에 사용되는 무선통신 반도체(RF) 칩 대부분을 미국업체들이 공급하고 있다. 업체들이 정부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무역갈등이 해소된다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그는 이어 "ZTE와 TCL-알카텔의 점유율은 대부분이 중저가폰에서 나오는데 이동통신사업자(MNO)가 믿음을 갖고 단기간에 수 백만대의 디바이스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말곤 없다"며 "삼성전자도 수혜가 예상되지만 LG전자가 중저가폰에서는 조금 더 강점이 있다. 가격경쟁력이 높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 연구원은 구체적인 이름을 밝히진 않았지만 "저가폰을 활용하기 위해 협의 중인 대형 이동통신사업자가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실 이같은 분석은 국내 증권사 보고서를 통해서 나온 바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 11일 투자보고서를 통해 "중국 ZTE 모바일 사업부의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LG전자 MC사업본부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며 "매각이 6월 G7 씽큐 북미 출시와 맞물릴 경우 흑자전환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한편 오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다음 타깃이 화웨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ZTE를 겨냥한 것처럼 다음 타깃은 화웨이가 될 수 있다"며 "화웨이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중국 1위 스마트폰업체다. 미국 출하량이 제한적인 만큼 영향은 적겠지만 경쟁사들에게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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