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가계소득 역대 최대 '추락'… 취업자 증가폭 금융위기 이후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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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가계소득 동향 점검회의'문재인 대통령이 29일 경제팀을 긴급 소집해 점검회의를 주재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24일 나온 1분기 가계동향 조사다. 조사 결과 소득 하위 20%(1분위)와 20~40%(2분위)의 1분기 가계소득이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8.0%, 4.0% 감소했다.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더구나 작년 2분기 이후 정부의 복지 지원 등에 힘입어 증가세를 보이던 저소득층 소득이 1분기에 갑자기 고꾸라지면서 ‘소득주도 성장’을 핵심 경제정책으로 내건 정부로선 난감하게 됐다.
경기지표 어떻길래…
산업생산·설비투자 둔화
수출도 불안한 움직임
성장률 하락 가능성 커져
저소득층 소득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받는 ‘고용 대란’은 앞서 현실화했다. 지난해까지 30만 명대를 오르내리던 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올 들어 2월부터 4월까지 석 달 연속 10만 명 안팎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취업자 증가폭이 3개월 연속 10만 명대에 머문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상용직 근로자 일자리는 늘어난 반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노출된 일용직 근로자 일자리는 큰 폭 감소했다.문 대통령이 28일 “1분기 경제가 1.1% 성장하는 등 전반적 경제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했지만 성장률 역시 심상치 않다. 분기별 성장률(전기 대비)은 지난해 2분기 0.6%에서 3분기 1.4%로 올랐지만 4분기엔 -0.2%로 곤두박질쳤다. 올 1분기 성장률은 작년 4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덕이 크다.
2분기 이후 성장률은 하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제 관련 실물 지표들이 줄줄이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산업생산(전월 대비)은 올 2월 -0.2%에서 3월 -1.2%로 감소 폭이 확대됐다. 설비투자는 3월 -7.8%로 감소 전환했다. 소매판매만 증가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경제를 끌어가던 수출 역시 불안한 조짐이다. 지난 4월 수출은 작년 4월 대비 1.5% 줄면서 18개월 만에 하락 반전했다. 5월 들어 20일까지 다시 14.8% 늘긴 했지만, 올 1월부터 누적 기준 증가율은 7.8%로 작년 증가율(15.1%)의 절반에 그친 수준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