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K 2018]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고수익 회사채 줄이고 액티브 전략에 집중"

ASK 2018 글로벌 사모·헤지펀드 투자 서밋

30일 폐막…투자 베테랑 총집결

美 금리인상 가속화 우려 등으로
시카고옵션거래소 VIX '널뛰기'
안전자산은 선별적 접근 필요

빅데이터 같은 신기술 활용해
포트폴리오 더욱 체계화해야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18 서밋’에서 운용사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저스틴 김 씨티 부사장, 닉 토머스 피터 윈튼 정책부문 대표, 줄리안 울머 라이트하우스파트너스 아시아리서치 대표, 게리 렁 블랙록 이사, 케빈 패트릭 D.E쇼우그룹 전무.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주식과 채권을 배합하는 전통적인 멀티애셋 전략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습니다.”(베리 템플튼 베일리지포드오버시스 매니저)

‘ASK 2018 글로벌 사모·헤지펀드·멀티애셋 투자 서밋’ 둘째 날인 30일 행사에 참석한 글로벌 투자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면서 기존 멀티애셋 전략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고 입을 모았다.전문가들은 변동성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으로 매니저들의 역량에 기초해 ‘추가 수익(α)’을 추구하는 액티브 운용 확대를 꼽았다. 전통적인 자산군 대신 인프라 등 새로운 자산군으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변동성 대처 전략이 급선무

전문가들은 자산가격이 오르고 미래 전망은 어려워진 상황에서 변동성까지 커져 기존의 멀티애셋 전략이 효과적으로 성과를 내기 힘든 상황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VIX)지수는 지난 2월 37.32까지 올라 2015년 8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우려 등으로 2015년 그리스 재정위기와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당시를 뛰어넘는 수치를 보였다. 타누지 더트 니코애셋매니지먼트 아시아 선임매니저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이를 버텨낼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이처럼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전략보다 적극적으로 투자 대상을 선별하는 액티브 전략이 더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았다. 더트 매니저는 “높은 변동성은 종목 분석에 기초해 과감한 베팅을 하는 액티브 매니저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싼 자산을 사들여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템플튼 매니저도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종목은 항상 소수에 그쳤다”며 “진정한 액티브 운용이라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이일드(고수익) 회사채 등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은 줄이고 안전자산도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미국과 독일, 일본 국채도 최근 변동성 확대 장세에서 손실 위험을 줄이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멀티 매니저 등 새로운 전략 소개 쏟아져동유 장 에버딘스탠더드인베스트먼츠 이사는 전통 자산군보다 다양한 자산의 상관관계에 착안한 ‘아이디어’ 상품에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 주식과 일본 엔화 환율이 좋은 예”라며 “상호보완 관계에 있는 대상을 잘 골라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수의 매니저에게 운용자산을 할당하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다는 분석도 나왔다. 존 라우 SEI인베스트먼츠 매니저는 “매니저들은 특정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투자에 집중한다”며 “멀티 매니저 운용전략이 신선한 새 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매니저들이 일률적이지 않고 서로 다른 장점이 있어야 전체적인 성과가 더 높게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인프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템플튼 매니저는 “민관 합작사업과 공공 유틸리티, 신재생에너지 등은 낮은 경기 민감도와 안정적인 현금흐름 등의 측면에서 매력적”이라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유럽의 부동산과 저평가된 상장 리츠가 수익을 내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컴퓨터 기술을 활용해 포트폴리오 구성에 더 신경써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후안 탄 투시그마 IR책임자는 “단순히 자산만 나누지 말고 리스크와 거래 비용까지 감안한 치밀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분산투자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멀티애셋 전략

multi-asset strategy.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하는 전략. 주식 채권 등 자산군별 투자 규모를 정한 뒤 자산별 세부 전략에 따라 자금을 집행한다.

■ 액티브 운용active management. 자산운용 담당자가 시장수익률을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특정 자산을 매매하는 전략. 시장수익률을 추종하는 패시브 운용과 대비된다.

이태호/황정환/하수정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