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로 인한 바이오 급락, 5월초와 유사…과매수 경계 '주의'"-SK

사진=게티이미지뱅크
SK증권은 에이치엘비에 대한 루머가 확산되면서 전날 바이오 업종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현상이 이달 초 코스닥 급락사태와 유사하다고 30일 분석했다.

이 증권사는 최근 바이오 업종이 2015년과 비슷한 측면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 과매수 상태의 경계에 놓여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에이치엘비 관련 루머가 발단이 된 코스닥 급락은 지난 8일의 코스닥 급락사태와 유사한 점이 많다"며 "이달 8일과 29일, 두번의 바이오 업종 급락과 이에 따른 코스닥 급락에는 '루머'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에이치엘비는 전날 오전 강세 흐름을 보이다가 장 막판 임상실패, 대규모 유상증자, 임상 환자 사망 등의 근거 없는 루머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급락했다. 에이치엘비의 하락에 바이오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되자 코스닥도 함께 하락전환, 장 마감 전까지 낙폭을 키웠다.

에이치엘비 측은 장 마감 후 루머가 사실이 아님을 확인하는 공지사항을 게시했다. 회사는 루머 생산과 유포에 대한 금융감독원 조사 의뢰 및 법적대응, 루머에 대한 내부대응 체계 구축 등 관련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하 연구원은 "지난 8일 사례를 살펴보면 오전까지 강세를 보이던 국내 증시가 오후 들어 급락하기 시작했다"며 "SK증권은 당시 코스닥 하락 원인으로 바이오업종 대출제한 루머,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이슈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 바이오업종 고평가 논란 등 3가지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의 사례 모두 루머로 인해 시장이 갑작스레 충격을 받았으며 결국 이 루머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졌다"며 "지난 8일 사례를 보면 급락 다음날에 바이오 업종이 일제히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바이오 업종이 반등 후 등락을 반복했지만 상승폭이 크지 않거나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고 강조했다.

하 연구원은 이와 함께 2015년과 2017~2018년 바이오 업종이 여러 측면에서 비슷한 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두 기간 업종의 주가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그는 "2015년과 2017~2018년 코스피 건강관리 업종은 공통적으로 단기간 100% 넘게 급등한 뒤 20%가 넘는 하락폭을 기록하며 급락했다"며 "100%가 넘는 주가 상승은 자연스레 과매수 상태로 이어져 2015년에도 과매수 국면이 두 차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하 연구원은 현재 바이오 업종이 한 번의 과매수 상태가 지난 후 또다시 과매수 상태의 경계에 놓여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2015년과 지금은 100% 급등 이후 20% 급락, 과매수 상태, 높은 상관관계의 주가 추이 등 3가지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며 "과거와 같은 흐름이 반복된다면 지금 건강관리 업종은 상승할 시기여서 업종 기대감을 높여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이익인데, 두 기간의 주당순이익(EPS) 추정치 상관관계가 3월부터 엇갈리기 시작해 현재 역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며 "2015년과 비교하면 지금 바이오 업종의 EPS 추정치가 급등해야할 시기이지만 이익 기대감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그는 "2015년과 달리 바이오 업종 주가에 대한 경계감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SK증권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