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교관 "한국언론, 북한 뉴스로 돈버니 이익 나누자"

“한국 언론들이 북한 뉴스로 돈을 많이 버는데, 3대 7이든 이익을 나눠야하는 거 아닙니까.”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미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30일(현지시간) 오후 2시께 뉴욕에 도착한 가운데, 기자와 만난 북한 외교관이 농담삼아 한 말이다. 한 때 취소될 뻔 했던 미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을 의식한 듯 시종 여유로운 태도로 한국 취재진을 대했다.'뉴욕의 관문'인 JFK 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 나와있던 조종철 1등 서기관과 이기호 참사관은 한국 기자들과 자연스럽게 말을 주고 받았다. 조 서기관은 김 부위원장이 어디로 나오느냐는 질문에 “이쪽으로 말고 미 국무부가 계류장에서 바로 차로 모시고 나갈 것이다. 과거 귀빈들이 올 때는 미 국무부가 그렇해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성남 북한대표부 대사 등은 의전을 위해 이미 시큐어리티 체크를 받아 입국장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실제 베이징에서 출발한 'CA981'편을 타고 JFK공항에 도착한 김 부위원장은 미 국무부의 안내를 받아 계류장에서 리무진을 타고 빠져나와 방미 일정에 들어갔다

조 서기관 등은 김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의 회담 전망 및 장소에 대해선 “우리는 뭐, 모르지요”라며 말을 아꼈다. 거듭되는 질문에 “성과를 거두려고 하니까 여기(뉴욕)까지 온 것 아니겠느냐”면서 “좋은 결과물을 이루려고 하는 것 아니겠냐”고 긍정적 기대를 내비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발표의 단초가 됐던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성명에 대해 조 서기관은 “할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회담의 중요성을 반영하듯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등 각국의 취재진 수십명이 이날 JFK 공항과 숙소인 맨해튼의 밀레니엄힐튼유엔플라자 앞에 집결해 취재 경쟁을 벌였다.

한편 김 부위원장은 오후 3시를 약간 넘겨 숙소에 투숙했다. 김 부위원장은 호텔 앞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의 질문에 한마디도 답하지 않은 채 호텔 안으로 향했다.

숙소에서 잠시 휴식한 김 부위원장은 오후 6시께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시내 모처의 만찬장으로 향했다. 본격 회담은 31일 오전부터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뉴욕 회담'은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벌일 '세기의 협상' 성공 여부를 점칠 사실상의 최종 담판으로 평가되고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