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에 '기대감'…주가 부진 벗어날까

(자료 = 한경DB)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한국전력에 대한 증권가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 등으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31일 오전 11시 한국전력은 전날보다 300원(0.89%) 하락한 3만3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2.03% 하락 마감한 것과 비교하면 하락 폭을 줄여가는 모습이다. 최근 증권사들은 전기요금 인상 및 하반기 원전 재가동률 가능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전날 KB증권은 한국전력의 목표주가를 3만7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하나금융투자도 3만6000원에서 4만원으로, 신한금융투자도 3만9000원에서 4만6000원으로 각각 올렸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요금인상이 없으면 당기순손익은 2020년 6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2018년에만 5.7%, 2020년까지 누적 9.5%의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있을 것으로, 2018년 8월 5%를 시작으로 3년에 걸쳐 전기요금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정 연구원은 "지난해 감소한 영업이익분 7조원의 69.7%는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원인이었던 만큼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을 전기요금에 반영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물가상승 부담이 적을 때 인상이 이뤄지는 만큼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낮은 지금이 전기요금 인상의 부담이 적은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산업용 전기요금 중 경부하 요금대에서 과소비가 있는 만큼 전력 수급 불균형을 바로 잡기 위해 전기요금 체계 개편이 있을 수 있다"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산업용 경부하 요금제에 따른 원가회수부족액이 15조원을 넘는 만큼 원가회수 대책 차원에서도 요금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정부는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원전 가동률도 주목을 받고 있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와 석탄가격이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연간 구입비와 연료비 증가 부담이 불가피한 만큼 연간 감익이 예상되지만, 재가동 원전 증가로 1분기를 저점으로 감익폭이 줄어들 것"이라며 "2019년은 원전 이용률 회복에 따른 비용절감으로 빠른 이익 개선이 가능하고, 현재 정지 중인 원전 8기 중 1년 가까이 장기간 정비가 지연된 설비는 한빛 4호기, 월성 1호기 2기만 남은 상황"이라고 했다. 2분기 이후 점진적으로 원전 가동률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전가동률은 2분기 71%, 3분기 81%, 4분기 84%로 점진적 회복이 기대된다"며 "한국수력원자력의 2분기 원전 계획예방정일수가 4월말 계획 대비 47일 증가했고, 하반기에도 추가로 증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 모멘텀(움직임)이 부각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전력은 1분기 1276억원의 영업손실로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유 연구원은 "주가 방향은 하반기 신규 원전 도입과 이용률 회복에 따른 내년 이익개선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며 "현재 주가는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40.5배로 여전히 연간 적자를 기록하던 시기의 밸류에이션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