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뷰어] "30만원은 비싸"…손목시계형 키즈폰 '아키' 써보니

음성·문자·AI·번역 서비스에 위치추적 기능까지
크고 두꺼운 무게 단점…착용 거부시 '무용지물'
<옥석 가리기, '블랙리뷰어'는 전자 제품 전문 리뷰입니다. 소비자 관점을 장착한 한국경제·한경닷컴 기자들이 직접 제품을 체험하고 솔직하게 평가합니다. 제 돈내고 사려는 제품의 제 값을 매기는 게 목표입니다. 전자 관련 소비재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담지만, 때에 따라 전혀 다른 제품에도 접근합니다.- 편집자 주>
<네이버랩스의 '아키' 출고가는 29만7000원. 여기에 매달 통신요금 8800원은 별도로 내야한다. 감정가는 15만원. 기능을 덜어내 무게와 크기를 줄이자. 아이들이 착용 거부하면 매달 생돈 나가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네이버 기술연구조직에서 지난해 1월 별도 법인으로 분사한 네이버랩스는 최근 손목시계 형태의 유아용 스마트 기기 '아키(AKI)'를 출시했다. 아키는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인공지능 플랫폼, 번역 서비스를 탑재한 키즈폰이다.

연령 타깃은 유아 및 초등학교 저학년이다. 위치 인식 기반 플랫폼을 적용해 보호자들은 스마트폰으로 내 아이의 위치와 동선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출고가는 29만7000원. KT 'Y주니어워치 요금제(월 8800원)'로 개통하면 공시지원금 또는 선택약정(요금할인)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디자인은 무난하다. 메탈 프레임에 실리콘 스트랩을 매치해 세련된 더했다. 색상은 블루, 핑크, 민트 세 가지로 민트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디스플레이는 1.2인치 원형 AMOLED를 적용해 선명한 화질을 자랑한다. 충전은 무선 방식을 적용해 크래들(거치대)에 얹기만 하면 된다. 수심 1.5m 깊이에서 30분간 작동 가능한 'IP68 레벨' 방수 등급을 적용해 물놀이도 거뜬하다. 여기에 버클 형태의 시곗줄과 방수처리된 버튼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전체적으로 세심한 배려가 만족스럽다.
작동 방법도 간단하다. 시계 본체 좌측에 있는 버튼을 길게 누르면 전원이 켜진다. 이 버튼은 평소엔 '홈' 버튼으로 활용된다. 스마트폰과 연결도 간편하다. 먼저 제품을 켜고 시작 버튼을 누르면 QR코드(Quick Response·정사각형 모양으로 된 마크로 사용자 정보 등이 담긴 개인 식별 도구)가 나오는데, 해당 QR코드를 스마트폰 앱에 스캔하면 연결된다. 서비스 약관 동의, 통신사 본인인증, 아이 정보 및 관계 설정도 필요하지만 5분이면 충분하다.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아키의 다양한 기능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아이의 동선을 확인할 수 있는 '자동추적'부터 절전모드, 집중모드(알림·메시지·전화 제한), 워치알람(기상·취침 설정), 배터리 정보, 캐시비(교통카드 기반 통합선불카드) 잔액, 아이의 일정을 손쉽게 설정할 수 있다.
아키는 음성으로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화면을 켠 후 "오키토키"라고 말한 후 "아빠에게 전화 걸어줘"라고 하면 전화를 걸어주는 식이다. "엄마에게 '지금 가는 길'이라고 문자 보내줘"라고 말하면 문자를 보내고, "배고프다가 영어로 뭐야"라고 물으면 "헝그리(hungry)"라고 답한다. 고품질 음성통화(VoLTE)는 만족스럽다. 팔을 내리고 '차려 자세'로 말해도 음성을 또렷하게 인식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이다.

단점도 명확하다. 30만원에 달하는 비싼 가격은 둘째 치고라도 아이들이 사용하기에 크고 무겁다. 아이들이 크기와 무게에 거부감을 느껴 착용을 거부할 경우 매달 요금만 나가는 무용지물(無用之物)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구입 목적이 미아방지로 한정된다면 위치 추적 기능이 탑재된 위치 알림이를 추천한다. 다만 위치 추적에 통화기능이 필요하다면 아키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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