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수면 중 다리 경련이 잦다면

강재헌 <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57세 여성이 밤에 잠을 잘 때 다리 근육이 갑자기 뭉치면서 통증이 생긴다며 병원을 방문했다. 이런 증상은 월 3~4회 나타나는데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괜찮아지지만 그때마다 잠에서 깨 꼭 원인을 찾아 치료하고 싶다고 했다.

야간성 근 경련은 밤에 근육에 갑작스러운 경련이 발생해 통증을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가장 흔히 나타나는 부위는 종아리 근육이지만 발, 허벅지 등 다른 신체 부위에 발생하기도 한다. 몇 분 이내로 짧게 나타날 수 있고 드물게는 몇 시간까지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통증 자체도 문제지만 잠자는 중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수면장애로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야간성 근 경련의 원인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낮 시간에 많이 걷거나, 장시간 서 있거나 운동을 해 근육에 피로가 쌓인 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고, 다리 부위에 분포한 신경의 이상이 원인일 수도 있다.

야간성 근 경련은 50세 이상에게서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평소 앉아 있는 시간이 많거나 장시간 서서 일하는 사람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이뇨제, 지질강하제 등 일부 약물 복용자나 임신부, 당뇨병, 신장질환, 만성 간질환자에게 나타나기도 한다.통증이 너무 심하거나 장시간 지속되거나 경련이 자주 나타나 수면장애로 이어져 삶의 질이 떨어질 경우 또는 걸을 때 다리 힘이 약해지거나 다른 증상이 동반되면 병의원을 찾아 진찰과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병의원에서는 야간성 근 경련의 원인이 되는 질환이나 약물이 있는지 찾아보기 위해 의학적 진찰과 검사를 하게 된다.

병의원에서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평소 걷기나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면 신체활동량을 조금 줄이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자기 전에 가볍게 다리 스트레칭을 하거나 몇 분 정도 가볍게 실내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은 예방법 중 하나다. 평소 발에 잘 맞는 신발을 신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도움을 준다. 이와 반대로 평소 운동량이 부족할 경우 낮은 강도의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칭을 하면 좋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간성 근 경련이 나타났을 때는 경련이 나타난 근육을 손으로 마사지하고 다리 스트레칭을 하거나, 잠시 실내에서 걷거나, 따뜻한 물이 담긴 욕조에 들어가 근육을 풀어주면 도움이 된다. 야간성 근 경련이 지나치게 자주 나타나면 의사와 상의해 필요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