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시한 5일 남았는데… '각자도생'으로 가는 野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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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해도 효과 미미 판단6·13 지방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2·3위 범보수 진영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좀처럼 물꼬를 트지 못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각자도생’ 셈법으로 단일화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8일 이전까지를 단일화 최종 시한으로 보고 있다.
범보수 원로들 역할 부재도 원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유한국당과의 단일화 가능성에 “협상을 통한 인위적인 단일화는 없다”고 못 박았다.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선 박종진 후보의 배현진 자유한국당 후보와의 단일화 시도에 대해선 “그런 단일화는 옳지 않다고 생각해서 당에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다른 지역도 후보 단일화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신용한 바른미래당 충북지사 후보는 이날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경국 한국당 후보를 겨냥해 ‘후보 매수설’을 주장했다. 신 후보는 “박 후보가 지난달 17일 제가 경제부지사를 맡고 지사 후보를 (박 후보로) 단일화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충북 선거관리위원회가 청주지방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하는 상황까지 이르면서 양측의 단일화 논의는 사실상 무산됐다.
대전에서도 박성효 한국당 후보와 남충희 바른미래당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벌어졌지만 지난달 말 결렬된 뒤 진척이 없다. 창원시장 선거에서 조진래 한국당 후보와 안상수 무소속 후보 간 보수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지역 정가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양측은 지난 1일 단일화 협상 결렬의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범보수 후보들이 불리한 여건에도 ‘마이웨이’를 선언한 것은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다 해도 그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지방선거 이후 주도권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미 투표용지가 인쇄된 데다 사전투표일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지금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후보 중 한 사람이 사퇴한다 해도 표가 한쪽으로 몰리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