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2금융권 채용비리 조사 확대 안 해"

금융협회장들과 첫 간담회

"高금리 대출은 상대적 문제
꼭 약탈적인 것은 아냐"
김기식 前 원장과 선 긋기

은행 채용규준 확산 주문도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은 “저축은행의 고금리대출(논란)은 차주와 금융회사 간 상대적인 문제”라며 “고금리대출이 꼭 ‘약탈적 대출’인 것은 아니다”고 4일 밝혔다. 2금융권 대상 채용비리 검사를 확대할 계획이 없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저축은행의 고금리대출 및 2금융권 채용비리 검사는 김기식 전 금감원장이 내놓은 핵심 과제다. 윤 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취임 직후부터 금융권에 날 선 공격을 했던 김 전 원장과는 분명한 선을 긋겠다는 의지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윤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금융협회장 6명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 등이 참석했다.윤 원장은 저축은행의 고금리대출 논란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경우에 따라 약탈적 대출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 그런 점까지 다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2금융권 채용비리 검사 확대 계획을 묻는 질문엔 “확대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회장들과의 간담회는 매우 분위기가 좋았다”며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과도 자주 만나겠다”고 했다. 윤 원장이 금융협회장들을 만난 건 지난달 8일 취임한 뒤 처음이다.

윤 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김 전 원장 취임 이후 불거진 금융권과의 갈등을 조속히 해소하고 발전적 관계를 정립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윤 원장은 지난달 18일 열린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채용비리 이슈는 빨리 정리하고 금융감독 본연의 업무로 돌아가는 것이 금감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금융협회장들에겐 채용비리 근절을 위해 은행권에서 마련 중인 채용 절차 모범규준을 2금융권으로 확산시켜 달라고 주문했다. 또 “불합리한 영업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금융회사들이 고객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영업윤리 및 고객 중심 경영문화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금융협회들은 지난달 신의성실 등 영업행위 기본원칙 준수 및 내부통제 강화 등을 담은 ‘영업행위 윤리준칙’을 마련했다. 각 협회는 이달부터 금융회사별 내부규범에 반영할 계획이다.윤 원장은 가계부채 위험 관리도 강조했다. 그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신용대출과 전세대출이 급증하고 있다”며 “외형 부풀리기 경쟁으로 무분별한 확대가 지속되면 우리 경제에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글=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사진=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