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안마의자' 밀라노 찍고 뉴욕 간다

바디프랜드-람보르기니, 이달 예약판매 시작

1년여 공동개발…3200만원
수면·숙취해소 기능은 물론
스트레스 측정 '맞춤 마사지'

글로벌 헬스케어기업 '도약'
두바이·상하이 등서 론칭쇼
車 딜러가 제품 판매도 협의
박상현 대표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공개 행사장에서 카티야 바시 람보르기니 최고마케팅책임자와 함께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바디프랜드 제공
람보르기니 슈퍼카를 닮은 안마의자가 나왔다. 안마의자업체 바디프랜드는 지난달 31일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카사 아텔라니에서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와 공동 개발한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를 공개했다. 이 제품 가격은 3만달러(약 3200만원). 이탈리아에서 첫 판매를 시작하고, 국내에는 오는 9월 이후 판매할 예정이다.

바디프랜드는 노년층이 주로 쓰던 천편일률적인 안마의자의 디자인을 확 바꿔 창립 11년 만에 매출 400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번 신제품을 통해 세계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는 “세상에 없던 안마의자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19개 자동안마 프로그램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는 슈퍼카 아벤타도르의 디자인을 가져다 썼다. 슈퍼카 특유의 역동적이고 날렵한 선을 살렸다. 빨강 파랑 노랑 등 스포츠카의 강렬한 색상을 그대로 써 안마의자 이상의 인테리어적 가치를 구현했다. 슈퍼카의 버킷시트(등 부위가 넓어 몸을 감싸는 시트)를 적용해 안락함을 높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기능에 대해 박 대표는 “상상할 수 있는 기능은 다 넣었다”고 말했다. 브레인 마사지, 수면유도 마사지, 숙취해소 마사지 등 바디프랜드가 개발한 19개 자동안마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해 몸 상태에 맞는 마사지 프로그램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100W급 블루투스 오디오 시스템도 넣었다. 제품의 전원을 켤 때는 람보르기니 시동을 걸 때와 비슷한 웅장한 배기음이 들린다.

이 제품으로 세계 시장을 개척하겠다며 바디프랜드가 내건 마케팅 포인트는 ‘건강 수명 10년 연장’이다. 박 대표는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이 마사지를 받으면 건강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로망(꿈)’을 더했다. 누구나 꿈꾸는 드림카 람보르기니와 손잡은 배경이다.하지만 람보르기니와의 협업은 쉽지 않았다. 처음엔 문전박대를 당했다. 바디프랜드는 세계시장 공략을 위해 람보르기니를 포기할 수 없었다. 본사를 수차례 찾아가고 슈퍼카 두 대를 사기도 했다. 구입한 슈퍼카를 분석해 슈퍼카 콘셉트의 안마의자를 디자인해 또 찾아갔다. 디자인 가안을 본 람보르기니 측은 작년 4월 문을 열어줬다. 그로부터 1년2개월간 공동 개발해 나온 것이 신제품이다. 공개 행사장에서 만난 카티야 바시 람보르기니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바디프랜드는 람보르기니와 같이 혁신 DNA를 갖춘 기업”이라며 “타깃 고객층(젊은 부유층)과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웰빙 라이프 스타일)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품질 위해 전량 국내 생산

바디프랜드는 보급형 제품도 내놨다. 기존 안마의자인 렉스엘 플러스에 람보르기니 슈퍼카 디자인을 입힌 모델이다. 이 제품 가격은 1만8000달러(약 1900만원)다. 두 제품 모두 렌털 방식으로도 판매한다. 바디프랜드는 이날 이탈리아에서 신제품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조만간 뉴욕 두바이 상하이 서울에서도 공개 행사를 연다.바디프랜드는 신제품 개발과 생산설비 구축에 약 3000만달러(약 320억원)를 썼다. 제품은 전량 국내에서 생산한다. 이를 위해 충남 공주에 연산 2만 대 규모의 공장을 새로 지었다. 이달 가동을 시작한다. 이 공장에선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등 고급 안마의자만 생산한다. 바디프랜드는 제품 판매와 마케팅에서도 람보르기니와 협업하기로 했다. 람보르기니 뉴욕 전시장에 안마의자를 전시한다. 람보르기니 딜러가 제품 판매를 돕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이날 행사가 열린 카사 아텔라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최후의 만찬’을 그릴 때 살았던 저택이다. 행사장엔 바디프랜드와 람보르기니 관계자, 딜러, 외신기자, 중국 왕훙(파워 인플루언서)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밀라노=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