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도체 짓누르는 3重苦, 기업 하소연 들어줄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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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심상치 않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회사들은 최근 “반도체가 호황 국면이라고 하지만 그만큼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해왔다. 그런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반도체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이 가격담합 조사에 나선 것만 해도 그렇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삼성전자 등 메모리반도체 제조업체의 움직임을 주시해왔다. “D램 가격이 올라 사업이 어렵다”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불만이 제기되면서다. 이에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한국 반도체업계 관계자를 소환해 가격 상승을 조사한 데 이어, 올 2월엔 D램 가격 인상 억제, 중국 업체 우선 공급 등 몇 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한 바 있다. 이런 배경을 감안하면 이번 가격담합 의혹 조사가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렵다.미국의 통상공세도 부담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철강 관세 협상이 끝났음에도 자동차 관세 부과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처럼 반도체도 공격 대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특허권 침해를 들여다보고 있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한국 반도체가 잘나갈수록 미국 특허괴물의 공세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대내적인 징후로는 호황 국면에 가려 잘 안 보이는, 반도체산업의 미래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꼽힌다. 정부가 대기업 규제정책의 연장선상에서 “반도체는 대기업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연구 및 인력정책을 펴면서 혁신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이 국산화에 사력을 다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미국은 미국대로 반도체 기술 우위 보장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수출 투자 등 각종 지표에서 드러나듯이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 사이클이 얼마나 갈지, 미래 반도체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업계만의 고민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반도체업계는 정부 어디에도 하소연을 들어줄 곳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반도체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이 가격담합 조사에 나선 것만 해도 그렇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삼성전자 등 메모리반도체 제조업체의 움직임을 주시해왔다. “D램 가격이 올라 사업이 어렵다”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불만이 제기되면서다. 이에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한국 반도체업계 관계자를 소환해 가격 상승을 조사한 데 이어, 올 2월엔 D램 가격 인상 억제, 중국 업체 우선 공급 등 몇 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한 바 있다. 이런 배경을 감안하면 이번 가격담합 의혹 조사가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렵다.미국의 통상공세도 부담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철강 관세 협상이 끝났음에도 자동차 관세 부과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처럼 반도체도 공격 대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특허권 침해를 들여다보고 있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한국 반도체가 잘나갈수록 미국 특허괴물의 공세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대내적인 징후로는 호황 국면에 가려 잘 안 보이는, 반도체산업의 미래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꼽힌다. 정부가 대기업 규제정책의 연장선상에서 “반도체는 대기업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연구 및 인력정책을 펴면서 혁신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이 국산화에 사력을 다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미국은 미국대로 반도체 기술 우위 보장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수출 투자 등 각종 지표에서 드러나듯이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 사이클이 얼마나 갈지, 미래 반도체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업계만의 고민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반도체업계는 정부 어디에도 하소연을 들어줄 곳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