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승부 가른 '벙커戰'… 울고 웃은 두 동갑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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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 18번홀 벙커샷 두 번 모두 보기벙커에 울고 웃었다. 에리야 쭈타누깐은 본 경기 4라운드 18번홀(파4) 벙커샷만 성공(샌드 세이브)시켰어도 김효주와의 힘겨운 연장전에 끌려들어가지 않았다. 17번홀(파5)까지 1타 차로 김효주를 앞섰던 쭈타누깐은 이 홀에서 20m짜리 벙커샷을 시도해 홀 3m 정도 앞에 떨어뜨렸다. 모호한 거리의 파 퍼팅이 홀 왼쪽으로 빗나갔다. 이날 유일한 샌드 세이브 실패. 타격은 컸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연장전을 허용했다. 김효주는 본 경기에서 2개의 벙커샷을 모두 파로 연결했다.
쭈타누깐은 1m 안쪽에 붙여 파 세이브
연장전에서는 두 동갑내기 선수의 처지가 180도 뒤바뀌었다. 김효주는 연장 첫 홀 장거리 버디 퍼트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어진 세 번의 추가 연장홀에서 두 번(18번홀, 18번홀)의 벙커샷을 시도해 모두 실패했다. 연장전 샌드 세이브율이 제로에 그쳤다.반면 쭈타누깐은 연장홀에서 두 번(14번홀, 18번홀) 벙커에 공을 빠뜨렸지만 두 번 모두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연장전 샌드 세이브율 100%. 김효주가 벙커샷을 한 뒤 남긴 거리는 각각 4m, 3m였고, 쭈타누깐이 남긴 거리는 두 번 모두 1m가 채 되지 않았다.
쭈타누깐은 벙커샷 실패로 자초한 위기를 벙커샷으로 구해내며 모국 태국에 최초의 US여자오픈 트로피를 선사했다. 쭈타누깐은 US여자오픈 우승으로 90만달러를 챙겼다. 준우승한 김효주는 54만달러를 가져갔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