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아트센터 인천' 2년째 방치

포스코·게일 민간사업자 갈등
2000억 투자하고도 개관 못해
2000억원을 투자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트센터 인천’(사진)이 2년째 방치되고 있다. 포스코건설 게일인터내셔널 등 민간사업자의 내분이 원인이다.

5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아트센터의 1단계 사업인 1727석 규모의 콘서트홀(지하 2층~지상 7층)이 2016년 7월 공사를 마쳤지만, 기부채납이 미뤄지면서 개관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 사업은 민간사업자인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가 송도에 아파트 단지를 개발해 얻은 수익금으로 문화단지를 건립해 시에 기부채납하고 잔여수익금은 시에 돌려주는 구조다. 그러나 NSIC 주주사인 미국 게일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이 대위변제금 회수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으면서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된 국내 3위 규모 공연시설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NSIC는 그동안 1단계로 지은 콘서트홀과 지하주차장, 조경공사에 아파트 단지 개발 수익금의 상당 부분이 투입돼 사업 재원이 이미 고갈됐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1400석짜리 오페라하우스와 2만㎡ 규모의 미술관을 짓는 아트센터 인천 2단계 사업은 추진할 수 없을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이 2016년 진행한 이 프로젝트에 대한 회계 및 건축실사 용역 결과에서는 잔여수익금이 129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돼 논란이 일었다. 송도 주민단체는 지난 4월 말 NSIC에 조속한 기부채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NSIC 관계자는 “인천경제청이 진행한 아트센터 사업비 실사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못해 NSIC가 과대 공사비와 세금폭탄을 맞게 됐다”며 “시와 민간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조사단을 꾸려 모든 과정과 비용을 투명하게 확인한 뒤에야 기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인천경제청은 NSIC와 포스코건설을 설득해 지난해 말 가까스로 콘서트홀 준공 행정절차를 마쳤지만 올해 상반기 개관 목표는 이미 물 건너간 상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게일과 포스코건설 사이의 문제로 아트센터 기부채납을 계속 미루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기부 미이행은 NSIC가 시와 체결한 협약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인 만큼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