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박세은 '무용계 아카데미상' 최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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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오페라발레 제1무용수로 활약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 제1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는 발레리나 박세은(29·사진)이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드라당스 최고 여성무용수상을 받았다. 한국 무용수로는 네 번째 수상이다.
강수진 등 이어 네 번째 한국인 수상
브누아드라당스조직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최고 여성무용수상 수상자로 박세은을 선정했다. 그는 조지 발란신의 안무작 ‘보석’ 3부작 중 ‘다이아몬드’ 주역 연기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박세은은 시상식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해 아주 놀랍다”며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상은 1991년 국제무용협회 러시아본부가 발레의 개혁자 장 조르주 노베르(1727~1810)를 기리기 위해 제정했다. 각국 정상급 단체가 공연한 작품을 대상으로 매년 모스크바에서 시상한다. 실비 길렘, 줄리 켄트, 이렉 무하메도프 등 세계적 발레 스타들이 이 상을 받았다. 한국 무용수로는 발레리나 강수진(1999년) 김주원(2006년)과 발레리노 김기민(2016년)이 최고무용수상을 받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인 박세은은 ‘콩쿠르의 여왕’으로 불렸다. 2007년 로잔콩쿠르에서 1위, 2010년 불가리아 바르나콩쿠르 금상 등 세계 4대 발레 콩쿠르 중 세 곳을 휩쓸었다. 지독한 연습 벌레로 유명해 ‘빡세은’이란 별명도 붙었다. 안정된 테크닉, 다양한 캐릭터에 녹아드는 다채로운 표현력이 그의 장점으로 꼽힌다.박세은은 2011년 파리오페라발레에 준단원으로 입단했다. 파리오페라발레는 영국 로열발레단,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와 더불어 세계 최정상 발레단으로 꼽힌다. 2012년 6월엔 한국 발레리나로는 최초(한국인으로는 발레리노 김용걸에 이어 두 번째)로 정단원으로 발탁됐다. 그후 6개월 만인 2013년 1월엔 코리페(파리오페라발레 무용수를 구분하는 다섯 등급 중 네 번째)로 승급한 데 이어 1년도 안 돼 쉬제(솔리스트급·세 번째 등급)로 승급했다. 2016년엔 제1무용수라고 불리는 두 번째 등급 프르미에르 당쇠즈로 올라섰다.
이번 수상으로 에투알(최고 수석·첫 번째 등급)에 오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르미에르 당쇠즈까지는 승급 시험을 통해 선발되지만 에투알은 예술감독과 이사회 논의를 거쳐 지명된다. 프랑스인이 아닌 에투알은 아직 나온 적이 없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