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김정은, 골프 라운드 가능성 '솔솔'

사진=연합뉴스
정상회담을 닷새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골프 라운드를 할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오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7일 블룸버그와 더 데일리비스트 등 외신은 이번 회담 이후 후속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으며, 첫 정상회담의 결과물 중 하나로 두 정상의 골프라운드가 성사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회담이 국교 수립이나 무역협정, 평화선언 등 긍정적인 결과로 연결될 경우 트럼프가 김정은을 미국으로 초청해 후속 정상회담을 열고 라운드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더 데일리비스트는 이날 복수의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가 이번 정상회담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경우 김정은을 미국으로 초청해 둘만의 부담없는 친교시간을 갖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그 중에 둘이 18홀 라운드를 하는 방안을 참모들과 이미 깊숙이 상의했다”고 전했다.

앞서 블룸버그도 이번 주 초 이같은 내용을 트럼프의 고위 참모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와관련 트럼프의 오랜 친구이자 전 폭스뉴스 앵커인 에릭 볼링은 “골프 라운드가 실제 성사되면 역사적인 일이 될 것”이라며“트럼프가 김정은을 설득하고 포용했으며 훨씬 더 큰 존재라는 점을 세계각국에 알릴 기회이자, 다양한 북미간 비즈니스 기회까지 창출할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했다.

트럼프는 미국과 스코트랜드 등 세계 각국에 17개의 골프장을 비롯해 다수의 별장과 휴장지를 소유하고 있다. ‘골프회담’이 성사될 경우 향후 두 정상이 만날 지역으로 지목된 사우스 플로리다에는 마라고(Mar-a-Lago)란 이름의 트럼프 소유 별장이 있으며, 인근엔 팜비치에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장이 있다. 역시 트럼프 소유다. 트럼프는 취임이후 10달 동안 60회가 넘는 골프 라운드를 즐겼을 정도로 골프를 좋아하는 골프광이다. 일본 아베 총리와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세 차례 골프 라운드를 하는 등 열정적인 골프외교로도 유명하다.
첫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 카펠라호텔 근처에도 매년 LPGA 투어가 열리는 유명 골프장이 있어 트럼프와 김정은 위원장의 라운드 성사 가능성은 회담이 마무리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회담 분위기가 좋을 경우 트럼프가 즉석에서 골프라운드 제안을 할 수 있으며, 인근 골프장에서 곧바로 라운드가 성사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트럼프는 당초 잡힌 하루짜리 회담을 이틀로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골프를 칠 수 있는지는 아직까지 확인된 적이 없다. 다만 그는 2011년 취임 직후 북한 능라유원지에 미니골프장을 지을 것을 지시하고 준공식에도 직접 참석한 것으로 전해져 있어 최소한 골프에 대한 관심은 큰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은 또 골프를 접하기가 비교적 쉬운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은 골프를 꽤나 즐겼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매체 등에 따르면 김정일은 1994년 평양골프장에서 처음 라운드를 했는데,이날 5개의 홀인원을 포함해 34타(38언더파)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