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문제' 대구교육감 선거 뜨거운 감자 되나

김사열·홍덕률 "위안부 합의 옹호 강은희 교육감 자격 없다" 맹공

6·13 대구시교육감 선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강은희 후보의 장관 인사청문회 발언과 장관 재직 시절 행적을 두고 상대 후보들이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기 때문이다.

김사열·홍덕률 후보가 토론회와 선거운동을 통해 강 후보의 과거 행적과 위안부 관련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후보 자격까지 거론하며 신경전을 벌이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5일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연 TV토론회에서 "강 후보가 여성가족부 장관을 할 때 '화해와 치유재단' 설립에 관여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계획이 없느냐"고 물었다.김 후보는 지난달 말 한 지역 신문사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도 "강 후보가 위안부 관련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관련 사업을 중단했다"며 강 후보의 장관 시절 위안부 관련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이와 함께 영화 '아이 캔 스피크'를 만든 김현석 감독이 자신을 지지하기로 했다며 김 감독의 영상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다룬 영화로 등장인물 '옥분'이 대구가 고향인 이용수 할머니로 알려져 있다.또 지난달 29일에는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에게 위로 전화를 하기도 했다.
홍덕률 후보도 위안부 문제를 놓고 강 후보를 공격했다.

홍 후보는 지난 5일 TV토론회가 끝나고 곧바로 대구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바르게 가르칠 교육감을 뽑겠습니다'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는 이용수 할머니를 찾아갔다.대구대 총장을 지낸 홍 후보는 이용수 할머니가 대구대에서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지난달 30일 이 할머니에게 "아픈 역사의 증인으로 당당하게 산 삶에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는 축전을 보냈다.

그는 "여가부 장관 시절 위안부 합의를 옹호하고 피해자 인권을 무시한 강 후보는 피해 할머니들에게 사죄부터 하는 것이 도리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대구대 총장이던 지난해 12월 학생 주도로 전국대학 캠퍼스 중 처음으로 대구대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운 일을 내세우며 강 후보와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강 후보는 TV토론회에서 "국회에 있을 때 희움박물관(대구 중구의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지원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또 한일 위안부 합의는 장관 취임 전에 양국 정부 간에 체결된 것으로 장관이 된 뒤 주무장관으로 합의가 성실하게 이행되도록 최선을 다한 것이다"고 답했다.

또 "위안부 합의에 찬·반이 있을 수 있으며 반대하는 한분 한분 아픈 마음을 늘 간직하고 있다.

이 문제가 지혜롭고 현명하게 해결됐으면 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앞서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등 대구지역 40여개 시민단체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직후 장관이 된 강 후보가 피해자들을 찾아가 일본이 낸 위로금을 받도록 회유하고 피해당사자 모르게 1억원을 강제 입금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 명예와 존엄을 훼손하는 사람이 교육감이 됐을 때 학생인권과 교육 복지 현장은 상상만 해도 끔찍한 만큼 강 후보는 교육감 후보 자격이 없다"고 사퇴를 요구했다.

당시 기자회견에는 이용수 할머니도 참석했다.강 후보는 2016년 1월 장관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한일 위안부 협상과 관련한 질문에 "현실적 제약이 많은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직무를 수행하기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을 빚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