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日 지자체 절반 사라진다"… 일본 뒤흔든 '마스다 리포트'

흔들리는 풀뿌리 민주주의

저출산·고령화 위기감에 지자체들 앞다퉈 대책 내놔
“이대로 가면 2040년까지 일본 지방자치단체의 절반은 사라질 위기에 처합니다.”

2014년 한 민간자문기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자 일본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인구 급감에 따른 지방의 소멸 위기를 경고한 이른바 ‘마스다 리포트’다. 저자인 마스다 히로야 도쿄대 공공정책대학원 객원교수의 이름을 딴 이 보고서는 지방의 소멸을 예고했다. 저출산과 젊은 인구의 대도시 집중화 문제에 그치지 않고 노령인구조차 줄어들어 결국 지자체가 사라지는 전 과정을 분석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넘어 지자체의 소멸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위기감에 휩싸인 지자체들은 앞다퉈 대책을 내놓기 시작했다.건설성 관료 출신인 마스다 교수는 12년간 일본 동북지방의 자그마한 지자체인 이와테현 지사를 지냈다. 이후 아베 1차내각과 후쿠다 내각에서 총무상을 지내며 지방자치정책을 총괄했다. 마스다 교수는 출산율이 아니라 20~39세의 젊은 여성 인구 추이에 주목했다. 출산율이 올라가도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여성 인구가 감소하면 아이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논리였다. 그는 20~39세 여성 인구가 2010년 기준보다 반감하는 도시를 ‘소멸 가능성 도시’라고 정의했다. 그의 계산에 따르면 일본 지자체의 절반가량이 ‘2040년 소멸 가능성 도시’로 분류됐다.

도쿄나 오사카 등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소멸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 지자체도 있었다. 이와테현보다 북쪽에 있는 아오모리현이 대표적이다. 한국에서도 마스다 리포트를 참고해 지자체들이 인구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은 일본보다 고령화 진행 속도가 훨씬 빠르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