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옮겨 여행 간다… '달리는 별장' 캠핑카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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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Joy캠핑을 다녀본 이들은 안다. 두 손 가볍게 출발해 ‘야생’을 즐기는 것이 캠핑의 맛이라지만 도시에 익숙한 이들에겐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그럴 때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집을 옮겨가면 얼마나 좋을까’. 16㎡(약 5평) 남짓한 공간의 미학. 움직이는 집, 캠핑카의 세계를 소개한다.
10일까지 부산 벡스코서 '캠핑카 쇼'
아드리아 등 30여개 브랜드 총출동
운전하기 편하고 기동성 좋은 모터홈
내부공간 크고 편의시설 많은 캐러밴
"취향·생활습관 따라 모델 선택을"
모터홈 vs 캐러밴8일 개막한 부산모터쇼에 눈길을 사로잡는 부대행사가 마련됐다. 부산 우동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캠핑카 쇼’에는 독일과 미국, 슬로베니아 등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30여 개 캠핑카 브랜드가 한곳에 모였다. 봉고트럭 기반의 일체형 모터홈부터 대형 캐러밴까지 70여 대 캠핑카가 대형 전시장에 자리 잡았다. 제각기 다른 장점과 특징을 지닌 캠핑카를 직접 체험하고 비교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행사를 기획한 권민재 한국레저자동차산업협회 부회장은 “또 하나의 생활공간인 캠핑카는 각자의 취향과 생활 습관에 맞는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자리에서 다양한 브랜드와 모델을 만나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캠핑카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트럭이나 대형 밴을 개조해 차량 자체가 하나의 생활공간인 모터홈과 차 뒤에 매달아 끌고 다니는 독립형 주거공간 캐러밴이 있다. 두 종류는 각기 다른 장단점을 갖고 있다. 모터홈은 기동성이 좋다. 캐러밴보다 운전하기가 편하고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세워 놓을 수도 있다. 김민재 유니온RV 부장은 “모터홈은 한국에서 타기 좋은 도심형 캠핑카”라고 설명했다. 7인 승합차를 개조한 모터홈은 2종 보통 운전면허, 9인승은 1종 운전면허가 있으면 누구나 몰 수 있다.캐러밴은 모터홈보다 내부 공간이 더 커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편이다. 침대와 주방은 기본이고 샤워시설도 마련돼 있다. 과거에 비해 차체 무게를 많이 줄여 일반 승용차에 매달아도 충분히 이동 가능하다. 차진환 써밋캠핑카라반 사장은 “준중형차인 폭스바겐 골프로도 캐러밴을 끌 수 있다”며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트럭이 없어도 얼마든지 캠핑카와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게 750㎏ 이하의 캐러밴은 일반 운전면허로 이동 가능하지만 750㎏ 초과 시에는 소형 견인차 면허가 필요하다.
생김새는 비슷해도 장점은 각기 달라
직육면체 형태의 캐러밴은 겉보기엔 모두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저마다 다른 개성이 담겼다. 슬로베니아 캠핑카 브랜드 아드리아는 실내 디자인에 방점을 뒀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에 가죽시트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아드리아를 수입해 판매하는 델타링크아시아 박상춘 실장은 “캐러밴은 크고 견고한 미국식과 아기자기하게 예쁜 유럽식으로 나눌 수 있다”며 “유럽 감성이 담긴 모델은 여성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독일 캠핑카 브랜드인 비스너는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다. 평상시에는 천장처럼 보이지만 아래로 끌어내리면 침대로 변하는 수직하강형 침대를 장착했다. 작은 공간에서 부엌과 침실, 거실의 역할까지 해내야 하는 캠핑카에 공간 활용 능력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비스너를 들여와 국내 시장에 선보인 스타카라반 이정영 사장은 “독일 캠핑카 브랜드는 국내 브랜드에 비해 역사가 오래돼 실내 설계 능력이 뛰어나다”며 “캠핑카의 성패는 좁은 공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밴 스프린터를 캠핑카로 개조해 판매하는 화이트하우스코리아가 선보인 차량은 겉보기에도 견고하고 위압감이 느껴졌다. 차선 이탈방지 보조기능과 전후방 감지 센서 등 벤츠의 주행 안전기능은 그대로 탑재하고 내부 공간은 집처럼 꾸몄다. 백대웅 화이트하우스코리아 이사는 “고급 마감재를 사용하고 TV와 냉장고 등 편의시설도 꼼꼼히 챙겼다”고 말했다. 18개 업체가 참가한 이번 행사는 10일까지 열린다.부산=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