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모지' vs 애플 '미모지'… 내 실물과 더 닮은 애니모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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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에 페이스 트래킹 기술 적용애플과 삼성전자가 사용자의 얼굴과 닮은 캐릭터를 만들어주는 기능을 잇달아 선보였다. 애플이 지난해 애니모지를 내놓자 삼성전자가 올해 갤럭시S9에서 AR 이모지를 선보였고 최근 애플이 다시 미모지 기능을 발표하는 등 두 회사가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다. 문자나 음성보다 동영상·이미지로 소통하는 비주얼커뮤니케이션 시대에 알맞은 기능으로 고객층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입모양·찡그릴 때 주름까지도 표현
갤S9, 100개 이상 얼굴 특징 분석
디즈니 캐릭터·'풋볼 에디션' 등 추가
소비자 반응은 아직까지 '미지근'
◆애플 미모지 vs 삼성 AR 이모지애플은 지난 4일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제 iOS12를 발표했다. 애플은 iOS12의 핵심 기능 가운데 하나로 미모지를 소개했다. 사용자의 얼굴 형상을 3차원(3D) 캐릭터로 만들어주는 기능이다.


다만 AR 이모지는 2차원(2D) 사진을 기반으로 사용자 얼굴을 인식하기 때문에 세밀한 표정을 표현하는 데는 애플의 캐릭터 기능보다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애니메이션 스티커 숫자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3월 디즈니와 협력하기로 한 뒤 미키마우스, 도널드덕, 인크레더블 등 다양한 캐릭터를 추가했다. 최근에는 월드컵 시즌에 맞춰 AR 이모지 풋볼 에디션도 선보였다.◆“성능 향상이 과제”
삼성전자와 애플이 이모지 기능을 확대하는 것은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요소가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소프트웨어를 통해 다른 제조사와 차별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소통의 방식이 전화나 문자메시지에서 동영상, 사진 등으로 바뀌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지난 2월 갤럭시S9을 공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는 음성보다는 사진과 영상이 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삼성은 갤럭시S9에 적용된 AR 이모지 기능과 초고속 카메라 기능 등을 통해 비주얼커뮤니케이션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이모지 기능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그리 뜨겁지 않다. 한두 번 재미로 써본 뒤 다시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람이 상당수다. 한 갤럭시S9 사용자는 “캐릭터를 만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기능이 있다고 자랑한 정도”라며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캐릭터를 써본 적은 손에 꼽는다”고 했다. 아이폰Ⅹ 사용자도 “상대방도 아이폰을 쓰지 않으면 사용이 불편하다”며 “카카오톡 사용이 많다 보니 쓸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최근 중국의 샤오미가 발표한 미8(MI8)에도 애니모지와 비슷한 기능을 적용하는 등 다른 스마트폰업체로 확산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가 이모티콘인데 애니모지는 이모티콘을 차별화할 수 있는 만큼 다른 제조사도 비슷한 기능을 도입할 것”이라며 “사용자의 피드백을 받아 성능을 향상하는 것이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