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이명희 출입국청 출석…불법고용 의혹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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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특수조사대, 조사 후 검찰 송치 계획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11일 오전 이씨를 출입국관리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이씨는 필리핀인을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가장해 입국시킨 뒤 실제로는 평창동 자신의 집에 불법 고용해 가사도우미 일을 시킨 혐의를 받는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려면 재외동포(F-4 비자)나 결혼이민자(F-6) 등을 받아야 한다.
출입국당국은 한진그룹 일가가 최근 10여 년 동안 20명 안팎의 필리핀인을 불법 고용했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그 결과 이민특수조사대는 대한항공 마닐라지점과 인사전략실 등이 필리핀 현지에서 가사도우미를 모집하고 연수생 비자를 받아 입국시키는 과정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파악했다. 또 5년에 불과한 공소시효를 고려할 때 법적 처벌이 가능한 불법고용 규모는 1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이씨가 한진그룹 일가의 가사도우미 불법 초청·고용을 사실상 주도했다고 보고 이들을 국내에 들여오는 데 얼마나 관여했는지 집중적으로 캐묻고 있다.서울출입국출입국청에 도착한 이씨는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답했다. '가사도우미 고용을 비서실에 직접 지시했느냐', '가사도우미들에게 출국을 지시하거나 입막음을 시도한 적 있느냐'는 물음에도 의혹을 적극 부인했다.
같은 혐의로 지난달 24일 조사를 받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집에 고용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초청에 관여한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와 조 전 부사장 외에도 대한항공 직원 6~7명이 입건된 상태다.
이민특수조사대는 이날까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건을 확인하고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