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벽보·현수막 훼손…선관위 “중대 범죄로 강력 처벌”

정당한 사유 없이 훼손하면 2년 이하 징역·400만원 이하 벌금
6·1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를 알리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가 설치한 선거 벽보 중 기호 2번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의 포스터가 빠지고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포스터 2장이 나란히 붙은 벽보. 사진=연합뉴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벽보와 현수막 훼손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유권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부착된 벽보를 이유도 없이 담뱃불로 지지거나 찢어놓는 사례가 많아진 것이다.

지난 1일 고창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우정 고창군수 후보 현수막이 찢겨 훼손됐다. 현수막을 훼손한 30대 남성은 이튿날 경찰에 자수해 “술을 많이 마셔 나도 모르게 그랬다. 정치적인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같은 날 청주 흥덕구에서도 40대 남성이 후보자 현수막을 찢고 주변 음식점에서 행패를 부리다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기분이 나빠서 현수막에 화풀이했다"고 해명했다. 지난 4일에는 인천 서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조경곤 후보 현수막이 담뱃불에 지져진 채 발견됐다.

지난 5일 창원시 의창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와 최은하 시의원 후보,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후보 벽보가 담뱃불에 훼손됐다. 옆에 있던 다른 후보 사진은 훼손되지 않아 경찰은 정치적 의도에 의한 범행에 중점을 두고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매장 간판을 가리는 현수막을 임의 철거한 상인이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충남 천안에서 영업을 하는 한 상인은 영업에 방해된다며 충남지사 후보와 천안시의원 후보 등 현수막 2장을 무단 철거했다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의정부에서도 한 상인이 같은 이유로 현수막을 뗐다가 경찰에 붙잡혔다.이러한 선거 벽보·현수막 훼손이 정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잇단 선거 공보물 누락으로 선관위를 항의 방문한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 측은 "수원 광교신도시 한 아파트 단지 선거 벽보 중 남 후보 것만 훼손돼 구겨진 채 바닥에 버려졌다"며 "선관위는 도 전역에 부착된 벽보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대국민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세종시장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송아영 후보도 벽보가 누락되고 현수막이 사라져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송 후보 측은 “이러한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다”며 누군가 고의로 떼어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경찰과 선거관리위원회는 유권자 알 권리를 침해하는 선거 벽보·현수막 훼손을 중대 범죄로 간주하고 강력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정치적 의도 없이 현수막을 훼손했더라도 관련법에 따라 엄중히 수사해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공직선거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선거 벽보나 현수막을 훼손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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