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베르디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 중 서막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인 주세페 베르디(1813~1901)의 ‘시몬 보카네그라(1857)’는 악풍이 묵직하게 변모하는 이른바 ‘남성 오페라’로 유명하다. 14세기 중반 이탈리아 제노바의 실존 인물이던 시몬 보카네그라를 다룬 역사극, 정치극이다. 지중해 패권을 놓고 경쟁하던 베네치아의 융성에 자극받은 제노바는 라이벌 도시처럼 총독을 두고자 선거를 한다. 이때 초대 총독으로 뽑힌 이가 평민 출신인 시몬 보카네그라였다. 오페라의 대부분은 이보다 25년 뒤의 이야기지만 별도의 서막(프롤로그)을 통해 총독이 선출되는 상황을 꽤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베르디 오페라 주인공들은 청량한 목소리로 기쁨과 절망을 노래하는 테너가 주류로 등장하지만 이 작품에선 바리톤과 베이스가 무대를 장악한다. 이 때문에 전체적으로 무겁고 장중한 톤으로 극적인 긴장감을 선사한다. 오늘은 선거일이다. 후보의 자질, 도덕성, 나아가 상대에 대한 포용력까지 감안해 대한민국의 화합에 이바지할 사람을 뽑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 오페라가 떠올랐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