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마지막이지 않을까"… 100세 할머니도 한 표

6·13 지방선거 이모저모

거동불편한 노인 112 도움
투표한 임직원에 수당 지급
영화관 '투표 인증샷' 할인
웨딩홀·스포츠센터가 투표장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린 13일 전국 곳곳이 투표 열기로 달아올랐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대규모 선거인 데다 하루 전 역사적인 미·북 정상회담에서 ‘메가톤급’ 소식이 전해진 뒤여서인지 투표소로 향하는 유권자들의 발걸음은 예년보다 분주해 보였다.

전체 투표소 50곳 중 36곳이 섬에 있는 전남 신안군에서는 12개 작은 섬에 사는 유권자 600여 명이 군(郡)에서 제공한 배 7척을 이용해 투표소가 설치된 큰 섬으로 이동했다. 흑산면 상태도 주민 30여 명은 하루에 한 차례 다니는 여객선을 타고 하태도로 나와 투표에 참여했다.

울산에서는 100세 할머니가 투표소를 찾았다. 1917년생인 김두애 할머니는 오전 10시 중구 우정동 제3투표소로 나와 “‘이게 마지막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80대 할머니가 경찰의 도움을 받아 신성한 한 표를 행사했다. 할머니의 요청을 받은 이웃이 부산경찰청 112에 신고했고, 신고를 인계받은 영도경찰서 영선지구대가 출동해 인근 투표소인 남향초교까지 이송했다.

충주의 전력 기자재 업체 보성파워텍은 올해도 임직원에게 ‘투표 수당’을 지급했다. 이 회사는 2003년부터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선거 참여 확인증을 제시하는 직원 또는 직원 가족에게 1인당 1만원을 주고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 이 회사 임직원 투표율은 95%에 달했다.인천에는 이색 투표소가 마련되기도 했다. 동인천 제2투표소와 주안1동 제3투표소는 각각 결혼식장 1층 로비에 설치됐다. 인천 계양2동 제3투표소는 스포츠센터인 훼밀리코아 1층에 들어섰다.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어르신도 어려움 없이 찾아갈 수 있도록 주거지와 가깝고 1층 공간이 넓은 장소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선거 마케팅을 펼쳤다. 영화관 메가박스는 투표 참여자에게 1만원짜리 영화권을 7000원에 판매했다. 서울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서는 투표 확인증이나 인증사진을 제시하는 손님에게 수제 아이스크림 쿠폰을 제공했다.

이수빈/강준완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