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경남 최대도시' 내 준 보수진영… 분열로 자멸

한국 조진래·탈당 안상수 득표 합하면 민주 허성무보다 많아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이 그동안 독점하던 경남 창원시장 자리를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내주는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인구 106만 명인 창원시는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최대 기초자치단체다.

경남 유권자의 1/3을 차지할 정도로 정치적 비중이 다른 시·군을 압도하는 경남 최대도시다.

선거전부터 압승이 예상될 정도로 민주당 바람이 전국적으로 분 이유도 있지만, 보수 분열이 사상 첫 민주당 창원시장 탄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조진래 자유한국당 후보와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 출마한 안상수 후보(현 창원시장)의 득표를 합하면 허 후보의 득표보다 많았다.

보수 단일화가 이뤄졌다면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었다는 의미다.
자유한국당은 공천 내홍으로 둘로 쪼개진 보수표심을 결국 되돌리지 못하고 무너졌다.지난 3월 말 자유한국당이 홍준표 대표 측근인 조진래 변호사를 창원시장 후보로 전략공천한 것이 패배의 도화선이 됐다.

자유한국당은 안상수 현 시장을 배제하고 홍준표 당 대표 경남지사 재임 때 정무부지사·정무특보·경남개발공사 사장을 한 조 변호사를 경선 없이 후보로 낙점했다.

안 시장은 "경선 없는 경선을 사천(私薦)이자 측근 분양"이라고 주장하며 탈당해 무소속 후보로 나섰다.보수 분열 구도가 선거 내내 이어지면서 허성무 후보는 선거 전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고 선거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원래 한 뿌리였던 조 후보와 안 후보는 엎치락뒤치락 2위 경쟁을 하느라 선거역량을 소모했다.

선거운동 기간 김성태 원내대표, 이재오 상임고문 등 당 중진들이 보수 단일화를 중재했지만 실패했다.선거 막판 홍준표 대표가 조 후보 선거사무실을 깜짝 방문하는 등 지원사격을 했지만, 판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