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 중계 '골라보는 재미'

'문어도사' 이영표 vs '입담폭발' 안정환 vs '해설데뷔' 박지성
이영표(왼쪽부터), 안정환, 박지성.
지난 14일 밤 열린 러시아-사우디 개막 경기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중계경쟁의 서막이 올랐다. 15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KBS가 3.3%(전국기준)의 시청률로 1위를 차지했다. MBC가 2.9%, SBS가 2.7%를 기록했다. 오는 18일 오후 9시(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열리는 F조 조별 예선 한국-스웨덴의 첫 경기로 지상파 3사의 중계 경쟁이 본격화한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안정환, 이영표, 박지성이 해설자로 나서 이들의 입담 대결이 이번 월드컵의 또 다른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KBS는 2014년 월드컵에 이어 두 대회 연속으로 이영표 해설위원과 함께한다. 이영표는 지난 대회에서 날카로운 분석과 정확한 예측, 논리 정연한 해설로 ‘문어 영표’ 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영표는 최근 열린 간담회에서 중계 경쟁을 벌이는 안정환과 박지성 중 누가 더 신경 쓰이는지 묻자 “글쎄, 아직 져본 적이 없어서”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월드컵 주요 경기는 이광용 캐스터와 호흡을 맞춘다. 여기에 대회 직전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한 이근호가 합류해 힘을 싣는다. 이영표는 최근까지 예능과 축구를 결합한 특집 방송 ‘볼쇼이영표’로 월드컵을 예열했다. 아이돌 그룹 하이라이트 멤버 윤두준, 방송인 신아영과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관심도를 높였다.MBC도 안정환 해설위원을 두 대회 연속으로 기용했다. 안정환은 재치 있는 입담과 솔직하고 과감한 ‘사이다 해설’로 지지를 받아왔다. 이번에는 김성주 대신 최근 MBC에 재입사한 김정근 아나운서, 서형욱 해설위원과 주요 경기를 중계한다. 또 축구 팬들 사이에서 유명한 아프리카TV 인기 BJ 감스트도 디지털 해설위원으로 가세해 안방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각오다.

이들은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감스트와 함께 출연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안정환은 “전문성 떨어진다는 소리가 제일 속상하다”며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했고 지금은 세계 어디서나 축구팀 감독을 맡을 수 있는 P급 지도자 최상위 과정을 준비 중인데 그것이 박지성, 이영표와 다른 점”이라고 강조했다.

SBS는 박지성을 해설위원으로 처음 발탁했다. 박지성은 2002, 2006, 2010년 3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해 대회마다 골을 기록한 ‘월드컵의 사나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절친 배성재 아나운서와 호흡을 맞춘다. 최근에는 SBS 인기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출연해 이승기, 양세형에 뒤지지 않는 유머 감각과 입담을 자랑하며 월드컵 해설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특히 최근 설문조사업체에서 한 ‘기대되는 해설자’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최근 연예 정보프로그램 ‘본격연예 한밤’과의 인터뷰에서 “이영표는 분석적이고 안정환은 재미있다”며 “내 장점은 분석과 재미를 합한 것이다. 그렇게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규민 한경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