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갈등에… 원자재 값 급락

요동치는 글로벌 경제

구리·알루미늄 값 하룻새 2%대 ↓
국제유가·농산물 가격도 하락세
미국과 중국이 ‘관세 폭탄’을 주고받자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떨어졌다.

양국 간 통상전쟁이 심해지면 세계 교역량이 줄어들어 글로벌 경기가 위축될 것이란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산업용 금속부터 곡물 가격까지 지난 15일 하루에만 2% 이상 하락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 선물 가격은 t당 7020달러로 전날 대비 2.2% 떨어졌다. 구리는 대표적인 산업용 금속으로 글로벌 경기의 가늠자로 꼽힌다.

중국의 지난달 산업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율로 시장 예상치를 밑돈 데다 미·중 통상 갈등이 격화되면서 낙폭이 커졌다. 구리는 중국이 세계 소비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해 중국 경제 영향을 많이 받는다. 알루미늄 가격은 2.3%, 아연은 3.4%, 납은 2% 각각 하락했다.귀금속 시장도 타격을 입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28% 내린 1278달러를 기록했다. 은 선물 가격은 온스당 16달러로 마감, 가장 큰 낙폭(4.53%)을 보였다. 조지 게로 RBC캐피털마켓 이사는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관세가 금속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에 합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통상전쟁에 따른 불확실성까지 겹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물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7% 떨어진 65.06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8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73.44달러로 3.29% 하락했다.

중국의 대미(對美) 보복 관세가 농산물에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곡물 가격도 출렁였다. 대두(콩) 선물 가격은 2.05% 하락해 부셸당 9.3달러까지 떨어졌다. 대두는 중국의 대미 수입 의존도가 높아 통상전쟁의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이다.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대두의 34.4%가 미국산이었다. 옥수수 가격은 0.46%, 밀(소맥)은 0.72% 하락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