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퀸'의 조건… 다이아처럼 빛나는 '신기루 15번홀' 속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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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8
6월 21~24일 아일랜드CC
평균 3.22타…마의 15번홀
왼쪽 해저드, 그린 앞엔 벙커
뒤편 러프 빠지면 탈출 힘들어
서해바람 세 자칫하면 해저드
작년 10명 중 2명 꼴 '보기'
'파 5홀' 기회이자 위기 될 수도
6번홀 230m 보내야 투온 가능
약간만 밀리면 우측 해저드 위험

오는 21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8’이 열리는 아일랜드컨트리클럽(웨스트·사우스코스) 15번홀(파3·152야드)은 선수들에게 세이렌 같은 존재다. 이 홀은 14, 16번홀(이상 파4)과 함께 절경을 자랑해 다이아 코브(cove)란 이름이 붙었다.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만’이라는 뜻처럼 티잉그라운드에 선 선수들에게 장관을 선사한다. 그리고 그 대가로 타수를 앗아간다.마(魔)의 15번홀

세이렌처럼 15번홀도 ‘난공불락’은 아니다. 티샷을 높이 띄워 홀을 직접 노리거나 홀과 그린 입구 사이 좁은 공간에 떨어뜨리면 공략이 가능하다. 물론 그린에 부는 바람이 선수의 예상과 맞아 떨어졌을 때 이야기다. 선수 대부분은 공을 그린 왼쪽이나 뒤로 보내기 일쑤다.
지난해 우승자 오지현(22·KB금융그룹)의 우승스코어가 16언더파였을 정도로 아일랜드CC는 박하지 않다. 그러나 15번홀에서 선수들은 파를 잡으면 안도했다. 최종 4라운드에서 69명 중 19명이 보기를, 1명이 더블보기를 범했다. 버디는 4개가 전부였다.410야드가 넘는 16번홀(파4)도 선수들에겐 경계 대상이다. 이 홀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원하는 선수들을 긴장시킨다. 긴 전장과 더불어 좁은 그린이 자리잡고 있다.
최진하 KLPGA 경기위원장은 “2단 그린인 16번홀은 핀 위치를 찾기 힘들 정도로 까다롭다”고 했다. 공을 멀리 보내놓고 최대한 짧은 클럽으로 그린을 노려야 원하는 점수를 얻는다.
‘기회의 파5홀’ 지나쳐선 안 돼아일랜드CC 파5홀은 기회의 장이다. 4번, 6번, 11번, 18번홀은 홀 난도에서 지난해 평균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참가자들은 네 개 홀에서 4점대 후반의 평균 타수를 적어냈다. 적어도 두 개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야 우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지난해 파5홀에서는 모두 1개 이상의 이글이 나왔고 최종 라운드에선 160개의 버디 중 3분의 1이 넘는 58개의 버디가 파5홀에서 나왔다.
기회가 위기로 돌변할 수도 있다. 지난 대회 파5홀 중 가장 어려운 경기를 펼친 6번홀은 적어도 230m는 보내야 2온을 노려볼 수 있다. 조금이라도 밀리면 페어웨이 우측 해저드에 공이 빠진다. 잘 맞아도 페어웨이 한가운데 입을 벌리고 있는 깊은 항아리 벙커에 빠질 수 있다. 또 페어웨이가 살짝 우측으로 휘어져 있어 장타자는 거리 계산을 잘못하면 똑바로 치고도 OB(아웃 오브 바운즈)의 쓴맛을 보게 된다.
4번홀도 마찬가지다. 거대 해저드가 홀 중간에 버티고 있다. 가늠하기 힘든 해풍에 클럽 선택이라도 잘못한다면 버디는커녕 파도 힘들다는 것이 출전 선수 대다수의 지적이다.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