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 '조명의 비밀'… 왜 눈부심 없이 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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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파이' 10개 구장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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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12개 경기장 가운데 10개에 조명을 설치한 시그니파이가 공개한 스포츠 조명시설의 첫 번째 조건은 충분한 빛의 양이다. 경기장에는 1200~1400럭스(lx) 수준의 밝기 조명이 필요하다. 경기장 상단에서 바닥까지 밝기가 일반 사무실보다 3배 이상 밝아야 한다. 또 이 빛이 경기장 전체를 균일하게 비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방송카메라가 잡는 영상과 이미지의 선명함이 현격히 떨어진다.이와 함께 카메라 성능이 우수해질수록 조명이 깜빡이는 플리커링 현상도 최소화해야 한다. 방송기술의 발달로 슈퍼슬로모션 촬영이 보편화되면서 초당 카메라 셔터 프레임 수(fps)가 늘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만 해도 70fps였지만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에는 800fps로 10배 이상 늘었다. 눈으론 볼 수 없는 800분의 1초 동안만 조명이 깜빡여도(플리커링) 녹화 영상에는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진종욱 시그니파이 이사는 “조명기기의 성능뿐 아니라 빛이 카메라 렌즈나 선수의 눈을 직접 비쳐 눈부심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명의 각도와 배광(빛의 퍼짐)을 설계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