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캣' 中 오포·비보의 역습… "카메라 없는 전면화면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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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포, 신제품 '파인드 X'가격 대비 성능을 강조해온 중국 업체들이 이제는 스마트폰 디자인 혁신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오포는 슬라이딩 방식 카메라를, 비보는 팝업 카메라를 적용한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놓았다. 베젤(화면 테두리)에 위치하던 카메라, 센서 공간을 줄여 스마트폰 화면을 키우는 베젤리스 화면을 구현했다. 선두업체들의 디자인을 그대로 베껴 ‘카피캣’으로 불리던 중국 업체들이 이제는 애플, 삼성전자 등 선두업체들에 앞서 과감한 디자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본체에 숨은 전면 카메라
앱 실행하면 올라와 촬영
中비보 '팝업 카메라' 사용
"가성비 넘어 디자인도 선도"
주목되는 점은 전면부 베젤을 최소화한 디자인 변화다. 비결은 전면 윗부분에 있던 전후면 카메라와 안면 인식 센서를 슬라이딩 방식으로 숨긴 것이다. 카메라 렌즈와 센서가 평소에는 기기 안에 있다가 화면 잠금을 해제하거나 카메라 앱(응용프로그램)을 실행할 때만 위로 올라온다. 카메라가 올라오는 시간은 0.5초가량이다. 오포 측은 “카메라를 30만 번 이상 오르락내리락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작은 기기에 대화면을 넣기 위해 오포가 트릭을 구사했다”고 평가했다.
오포는 이날 유럽 시장 진출도 정식으로 선언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을 시작으로 유럽 시장에서 판매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제품 디자인과 사용자환경(UX) 개발을 위해 유럽 현지 인력도 채용키로 했다.지난 12일에는 중국 3위 업체 비보가 상하이에서 베젤리스 스마트폰 ‘넥스’를 발표했다. 오포와 비보는 중국의 거대 전자회사인 부부가오(步步高·BBK)그룹 산하 형제 회사다.
이번에 오포와 비보가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세계 최초 베젤리스 스마트폰 타이틀은 중국으로 넘어갔다. 파인드 X의 전면부 면적에서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93.8%, 넥스는 91.2%다. 반면 갤럭시S9과 아이폰 X는 각각 85.3%, 82.9% 수준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세계 최초 타이틀을 확보하기 위해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성급하게 도입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추격이 위협적인 수준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